눈은 알고 있다.
단 한 가지 색만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다는 것을.
눈은 또 알고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그림도
너무 오래보면 지겹고 따분하고
게다가 불편하기까지 하다는 것을.
눈의 그림은
딱 몇 시간, 혹은 딱 며칠 간만 전시된다.
바깥에 눈발이 날리고 있다면
그것은 어딘가에서 눈의 그림을 준비하고 있다는 기별이다.
장소가 어디인지는 전혀 알려주지 않는 기별이다.
그러나 눈발을 따라나서면
대개 어디에서나 눈의 그림을 얻을 수 있다.
2007년 1월 30일,
큰길을 버리고 샛길을 따라 꼬불거리며 한참을 들어간 끝에
강원도 홍천의 한 후미진 마을에서
눈의 그림을 한 점 얻었다.
10 thoughts on “눈의 그림”
화덕에서 고구마 익는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동치미 국물이랑 먹으면 끝내 주는데 말입니다.
침넘어 갑니다.
평화로워 보이는 사진이네요.
좋을 글, 사진 잘 보고 갑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들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동원님은 자연의 인간화가 특징인 것 같아요.
저는 사물/자연을 인간화 할때는 ‘미친’ 이라는 단어를
붙일때만 하는데.. ‘미친 모기’ 처럼..
제 집사람말데로 전 너무 저질인 듯.. =)
오랜만에 들렸네요.
좋은 한주 보내시길요.
저질이요?
저도 사실은 저질이예요.
낮은 데로 임하는 걸 좋아해서리… ㅋ
요즘 좋지요?
옆에 사랑이 있을 때가 세상에서 가장 좋을 때예요.
저도 홈페이지 메인용 눈사진 찍으려고 눈소식만 학수고대했었는데
호남지역에 눈이 많이 왔다더군요.
강원도에 눈소식 들리면 포레스트님과 언두님과 함께 시간내서 대관령행 어때요?
오케이.
그때 대비해서 옷을 튼튼하게들 준비해 두세요.
강원도의 겨울은 절대로 만만하지가 않아요.
눈의 그림 속으로 들어 가 사나흘 푹 쉬었으면…
장그르니에의 ‘섬’이라는 글이 떠오르는 풍경이에요.
길이 끝긴 막다른 마을이었어요.
사진을 찍다가 결국은 길을 돌아나왔었죠.
길에서 너무 멀리 있어 망원렌즈로 찍었던 것 같아요.
오늘 남쪽 지방에 많은 눈이 온다는 소식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