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카메라를 장만한 것은 2001년이었다.
코닥에서 나온 DC4800이란 모델명의 디지털 카메라였다.
그 전에는 빌려서 찍거나 1회용 카메라를 사용했었다.
2004년 4월 19일, 그 카메라로 마지막 사진을 찍었다.
카메라를 새로운 것으로 바꾸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사진은 마당의 배꽃 사진이었다.
배꽃을 품고 그 카메라는 내 곁을 떠났다.
2004년에 새로운 카메라를 장만했다.
처음으로 장만한 DSLR 카메라였다.
고급 카메라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니콘의 D70 기종이다.
지금껏 사용하고 있다.
이 카메라로 처음 찍은 사진은
2004년 4월 20일에 찍은 마당의 배꽃이었다.
그 카메라는 내 곁으로 와선 가장 먼저 배꽃을 품었다.
내 카메라는 배꽃을 사이에 두고
하나는 꽃을 품고 내 곁을 떠났고,
하나는 꽃을 품고 내게로 왔다.
14 thoughts on “마지막 사진과 첫 사진”
배꽃..사과꽃…복사꽃….너무 좋아하는 1인~ ㅎㅎ
저도 사진을 취미로 하면서 들인 돈이 상상을 초월하지만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공유하면서
삶의 즐거움이 배로 느는것 같아 나름 행복해요^^
카메라좀 바꾸고 싶은데 쉽지 않구만요.
필름도 넣을 줄 모르다가 사진을 배운답시고 동호회에 가입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곤 무시로 셔터를 눌러댔는데 지금은 유효기간이 엄청 지난 필름 몇 통이
아직도 뜯기지 않은 채 고대로 있습니다.
취미도 은근과 끈기가 필요한데 기본이 안돼 있는 1인입니다.
취미가 막대한 돈도 요구하더군요.
남겨두는 방법을 너무나도 잘 아시는 동원님…
처음 생긴 카메라로 찍은 꽃 사진을 보면 아직도 처음 그 설레임이 생각나요.
잘 찍고 못 찍고, 카메라가 좋고 나쁘고를 떠난 그 느낌이 참 좋습니다.
지나간 사진들이 불러일으켜 주는 추억 여행이 때로 참 좋습니다.
아님 4.19 혼의 식은 땀방울들인가?
사진하는 입장에서 보면 사실 두 사진의 질적 수준을 따지게 되는게 그걸 떠나니 더 많은 것이 보이는 듯 싶습니다. 가끔 자신을 버려야 더 많은 것을 얻는 것이 분명한 듯 합니다.
앙 앙 울을때도 목젖이 보이는때가 있읍죠??
마지막이나 처음이나 배꽃은 얼굴을 활짝 펴고 웃고 있군요.
웃음도 어찌 저리 크고 탐스러운지…
목적이 보이는 것 같지요…
‘목적’이 아니라 ‘목젖’으로 정정…..
매년 배꽃이 제게 환한 우유빛 웃음을 보였던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어요. 아무 생각없이 마지막과 처음만 생각했었는데 덕분에 배꽃에서 웃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찍힐 때는 울고 있고
처음으로 찍힐 때는 당황하면서 수줍은 듯..
배꽃도 감수성이 많네요.
그날 비왔다는 생각에 눈물은 생각도 못했는데… 그날 울었던 거군요. 감수성은 보리밭님의 몫인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