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속에 윈도를 챙겨주다

캡쳐 화면


그녀나 나나 컴퓨터에 관한한 맥 사용자이다.
우린 일반인들이 많이 쓰는 윈도 머신과는 별로 친하질 못하다.
지금이야 윈도 머신이지만
내가 그 컴퓨터를 처음 접한 것은 윈도 머신의 전신인 도스 시절이어서
나는 시커먼 화면에 하얀 글자들만 늘어선 그 화면에 정을 붙이기가 어려웠다.
결국 우리는 첫 컴퓨터를 도스 머신이 아닌 맥으로 장만했고,
도스가 윈도로 바뀐 다음에도 계속 맥 사용자로 남았다.
우리가 맥 사용자였던 관계로 딸의 컴퓨터 생활도 맥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온통 윈도 머신밖에 없는 한국의 상황에서
아이가 맥을 사용하는 것은 무리였다.
결국 아이는 자신의 컴퓨터를 윈도 머신으로 장만했다.
컴퓨터에 관한한 딸과 우리는 길을 달리 갔다.
우리도 윈도 머신이 있기는 하지만
맥에서 안되는 것이 있을 때만 그 컴퓨터를 이용한다.
딸에게 맥북이 생기면서
딸도 이제 우리와 마찬가지로 맥 사용자가 되었지만
그동안 윈도 환경에 익숙했던 딸에게
불편이 많이 따르지 않을까 하는 것이 걱정이었다.
가장 불편한 것은 역시 한국의 웹사이트이다.
한국의 웹사이트는 맥에서 안되는 곳이 너무 많다.
심지어 맥 사용자들이 모인 맥 동호회 사이트도 맥에서 안될 때가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요즘의 맥은
맥 속에 윈도를 동시에 장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도 가능은 했지만 느려터져서 도저히 사용을 할 수가 없었다.
지금은 맥속의 윈도가 독립된 윈도 머신의 윈도보다 빠르다는 소리도 있다.
설마 그럴리야 있겠냐 싶다.
불편이 없을 정도로 빠르다는 얘기일 것이다.
물론 윈도를 사용하기 위해선
패러랠즈와 같은 특별한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한다.
이를 이용하여 딸의 맥에 윈도를 함께 설치했다.
한방에 된 것은 아니었다.
설치한 뒤에 한글이 깨져나와서 애를 좀 먹었다.
이는 언어 설정을 손봐서 고쳤다.
옆에서 사용하는 것을 보니
딸은 아직은 맥보다 윈도를 열어놓고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
딸이 이용하는 사이트들은 맥에선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가 불편이 없는 것은
우리는 그런 곳을 별로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딸도 아마 서서히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뭐든 공통분모를 갖게 되면 유대감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같은 맥 사용자가 되었더니
같은 컴퓨터 기종으로 뭉쳤기 때문인지 갑자기 더 친해진 느낌이다.
한편으로 딸이 그동안 써왔던 윈도도 그 속에 챙겨줄 수 있어서
그 점도 기분이 좋았다.
맥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그간의 것을 몽땅 버리고
강요하듯 이걸 쓰라고 하는 것은 좋지 않으니까.
그런데 맥북 요거,
잠깐씩 갖고 노는 재미에 일을 못하겠다.
맥은 역시 재미난 물건이다.

캡쳐 화면

2 thoughts on “맥 속에 윈도를 챙겨주다

  1. 칭찬은 고래도 춤 추게 한다지만
    습관은 고래도 새우잠을 자게 하는 것 같습니다.
    국내 컴퓨터는 창문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 같습니다.
    가끔 창문 밖으로 던져버리고 싶을 때도 있고요.

    첫사랑, 첫눈, 첫키스, 첫인연…이 오래가는 이유는
    처음은 변하지 않아서 그렇다는군요.

    1. 이번에도 무슨 일을 하나 하고 있는데 아래한글 파일로 들어와서 처음에는 그냥 윈도에서 하려고 했지만 영 불편해서 안되더군요. 미세하지만 윈도는 자주 쓰는 키보드 명령어들이 아주 불편하게 되어 있어요. 손가락 모양을 취해보면 금방 알 수가 있지요. 결국은 맥에서 작업해서 나중에 아래한글로 옮기고 말았습니다.
      맥은 좀 비싸긴 해도 작업 자체의 능률은 매우 높은 것 같습니다. 딸이 일본으로 보낼 서류 작성 때문에 맥을 사용해 보더니 편하긴 무지 편하다고 하더라구요. 이제 윈도는 아주 잠깐씩밖에는 사용하지 않을 거 같아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