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갑자기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이 선을 넘어가면서
한마디 하고 만다.
“우리 딸라미 보고 있지만 진하게 키스나 한번 할까?”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둘이 키스를 나누었고,
딸이 그 와중에 한마디 하신다.
“아니, 언제는 내 눈치 보고 하셨나?”
우리도 막강하지만
참, 딸도 보통 막강한게 아니다.
어쨌거나 보통 때도 그랬지만
오늘도 딸 앞에서 대놓고 키스했다.
보너스:
술 한잔 하고 난 뒤,
딸이 근처의 홈플러스에서 봐둔 신발이 있다고 해서
셋이 함께 보러 나갔다.
딸이 처음엔 240 크기의 신발을 골랐다.
그녀가 240은 너무 크지 않냐고 한마디 한다.
난 신발은 좀 큰게 좋지 않냐고 덧붙였다.
그러자 그녀가 즉각 이렇게 대꾸한다.
“신발은 너무 크면 헐떡거려.”
젠장, 헐렁거리는 신발은 들어봤어도
헐떡거리는 신발은 오늘 처음 들었다.
신발은 크면 숨이 가빠 헐떡거린다.
듣고 보니 맞는 말도 같다.
결국 230으로 골랐다.
신발의 호흡이 안정감을 찾았다.
4 thoughts on “대놓고 한 키스”
신발이라는 말대신 입술이라고 넣어놓고 읽으니 제대로 맛이 납니다.
신발이 숨차지 않도록 제 치수의 신발을 골라 신어야 겠다고 생각했지요.
어릴 적 어른들 구두신고 돌아다닌 적이 많았는데 그때 그 큰 신발들 많이 헐떡거렸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선을 넘어간 그녀의 눈빛이 어떻길래…
선을 넘어간 것은 전데요…
항상 제가 선을 넘어간답니다.
선을 넘어가면 아름다움에 굴복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