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분의 1초란 얼마나 짧은 시간인가.
나는 그 시간만 조용히 손을 멈추면 된다.
그러나 손은 그 짧은 시간에도 불안한 흔들림을 멈추지 못한다.
지하철 승강장의 바닥에 떨어져 있는 종이 클립 하나.
하필 바닥의 타일과 타일 사이로 떨어져 있다.
두 개의 타일을 종이 클럽으로 끼워서 연결해놓은 느낌이 난다.
그 느낌이 카메라 렌즈를 종이 클럽으로 끌어당긴다.
조용히 카메라 렌즈를 종이 클립에 갖다 댄다.
13분의 1초만 손을 멈추고 셔터를 누를 수 있다면
종이 클럽을 선명하게 사진 속에 남길 수 있다.
그러나 손은 그 짧은 시간도 조용히 움직임을 멈추고 견디질 못한다.
때로는 미세하게, 때로는 또 확연하게 흔들린다.
종이 클립을 찍었는데
찍고 보니 13분의 1초를 견디지 못한
내 손의 흔들림이 찍혔다.
우린 가끔 손에 들린 카메라처럼
극히 짧은 시간도 견디질 못한다.
그러나 때로 삼각대에 올라앉은 카메라처럼
아주 길고 오랜 시간을 조용히 견디기도 한다.
2 thoughts on “13분의 1초”
앞으로 더 참고 기다릴려면
삼각대에 올라 앉는 재주를 배워야 하나요?
마음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마음의 흔들림을 잡아줄 삼각대는 더더욱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대개는 자식들이 그 역할을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