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팝나무의 꽃은 하얗다.
마치 눈이 내린 듯 하얗다.
나는 활짝핀 조팝나무의 꽃은 많이 보았지만
한번도 그 나무의 봄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본 적이 없다.
올해 처음으로
그 나무의 하얀 꿈이 시작되는 자리를 엿보았다.
그 자리를 엿보았더니
조팝나무의 가느다란 가지에
작고 푸른 것들이 물방울처럼 맺혀 있었다.
그건 꽃이 아니라 잎이었다.
뭉쳐진 작은 잎이
펼쳐지면서 꽃을 불러모아
조팝나무의 흰꽃이 핀다.
조팝나무는 잎이 꽃을 부르고
그러면 꽃들이 달려와
가지를 가득채우는 나무이다.
4 thoughts on “조팝나무의 잎과 꽃”
조팝나무 꽃은 참 아름답죠.
옆 사람 꽃집에 있던 조팝나무 꽃…
그 많은 꽃들 중에서도 수수하지만 단연 돋보였던 기억이 납니다.
조팝나무가 사실 흔한 꽃인데… 그 아름다움은 가까이서 들여다 보았을 때 드디어 눈에 확연하게 들어오는 거 같아요. 조팝나무가 필 때이니 또 마이크로 렌즈를 꽃 가까이 들이대 보아야 겠습니다.
꽃이 피어나기 전의 모습을 눈여겨 보는 사람은 드물지요. 모두 피어 난 꽃을 향하여 찬사와 환호성을 보낼 뿐… 꽃잎을 꼭꼭 숨기고 가만히 때를 기다리는 꽃봉우리들, 그들은 진정 기다림을 알고 있는 듯싶어요. 저들 중에 성질 급한 놈은 서둘러 꽃잎을 펼치며 앞으로 나서겠지요. 그렇게 하나 둘… 봄을 재촉하며 꽃을 피어내지 않을까…
작년에 보여 주셨던 하트 모양의 조팝꽃, 아직도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눈꽃같이 순결하고 깨끗한 조팝꽃…
가끔 사진을 찍으면서 저도 그걸 어떻게 찾아냈는가 싶어요.
올해도 조팝나무들이 여기저기서 눈처럼 하얀 꽃의 향연을 준비하고 있더군요.
갑자기 날씨가 가라앉아 강원도에선 눈이 내리고 있다고 합니다. 조팝꽃이 곧 필 것 같더니 눈꽃이 마지막으로 피고 가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