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높낮이에 따라 색깔이 달라집니다.
잿빛으로 가라앉으면 머리맡까지 낮아지고
푸른 빛이 한가득일 때는 한없이 높아집니다.
하늘이 흐리고 간간이 비가 뿌리는 날,
김포공항을 바로 옆에 둔 김포 들판으로 놀러갔습니다.
공항으로 내려앉는 비행기가 바로 눈앞에서 보입니다.
잿빛으로 가라앉은 낮은 하늘 아래로
비행기가 끊임없이 내려앉습니다.
우르르르 요란하게 소리를 뱉아냅니다.
위쪽으로 하늘이 넓게 펼쳐져 있지만
소리는 바로 아래쪽 땅으로 낮게 깔립니다.
낮게 깔린 소리는 잠시 지상을 흔들고서야 가라앉습니다.
공항 가까이 이사를 한 내 동생이 그랬습니다.
무슨 시끄러운 소리가 주기적으로 나서
이사온 옆집의 사다리차 소리인 줄 알았다고.
하늘도 낮게 가라앉은 흐린 날,
비행기가 낮게 내려앉고 있었고,
비행기 소리도 지상으로 낮게 깔리고 있었습니다.
약간 날이 어두워지자
비행기는 마치 연이어 늘어선 전선줄을 따라 달리는 듯 했고,
멀리서 보기엔 그림 같았습니다.
2 thoughts on “비행기 소리”
열차도 구경거리가 되던 옛날.
쌕쌕이라고 불렀던 비행기라도 지나가면 엄청 신기해하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그런 비행기가 새한테도 진다는 걸 안 것은 오랜 후입니다.
귀해야 좋아 보이는데 흔하면 걸리적거리기만 합니다.
그래서 새가 무서워 새도 못쫓아오도록 높이 날아올라서 길을 다니곤 하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