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는 진하다.
에스프레스의 쓰고 진한 맛은
그 맛으로 사람을 깊게 물들인다.
에스프레소를 잘아는 주인은
테두리가 붉은 잔에 커피를 담아 우리에게 내주었다.
사랑도 때로 쓰고 아프다.
그러나 그 쓰고 아픈 사랑도
처음엔 뜨겁게 우리에게 왔었다.
그러니 사랑이 쓰고 아픈 사람들이여,
그래도 뱉지 마라.
지금은 맛이 깊은 에스프레소를 한 잔 마시고 있는 중이다.
사랑이 우리의 삶 속으로 깊이 밸 것이다.
카푸치노는 연하다.
솜씨 좋은 주인은 카푸치노를 내주며
그 위에 사랑을 새겨준다.
사랑은 달콤하다.
달콤한 사랑은 에스프레소처럼 우리를 깊게 물들이지 못한다.
대신 우리는 그 속으로 녹아든다.
상대방의 눈만 마주보고 있어도
그 눈 속으로 녹아드는 느낌이라면
지금은 맛이 연한 카푸치노를 한 잔 마시고 있는 중이다.
천천히 그 맛을 즐기라.
사랑 속으로 녹아들 때처럼 행복한 순간도 없다.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를 마신 우리들에게
주인은 아메리카노를 한잔씩 내주었다.
아메리카노는 좀 밍밍했지만
우리는 대개의 날들을 그렇게 살고 있다.
4 thoughts on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
저는 개인적으로 아메리카노를 즐기는 편이에요.
스타벅스에 가도 늘 언제나 같은 것으로…
안순하고 밍밍한 맛이 진짜 커피 맛이 아닐까요…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 뒤에 아메리카노를 마셨더니
바로 매일매일 반복되는 우리의 일상이 곧 사랑이라고
그 커피가 속삭이더군요.
세 커피가 모두 맛있었어요.
오타가 났네요. ‘순하고’를 ‘안순하고’라고… 커피 세 잔을 마실 수 있는 동원님은 아직 젊으신 듯… ㅎㅎ 나이가 들어도 커피 사랑은 변함이 없는 듯싶어요.
아, 저 커피 안좋아해요.
에스프레소는 그냥 그녀가 먹는 걸 맛만 봤어요.
이 날 아주 신경이 예민해져서 혼났어요.
커피 세 잔의 후유증을 톡톡히 본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