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5월 8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둘이 함께 나란히 길을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올림픽공원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나이든 외국인 둘이 곁을 스쳐간다.
둘은 오랫동안 같이 살아온 부부로 보였다.
카메라가 절로 그 둘에게로 돌아간다.
둘은 하나가 만들어낼 수 없는
둘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둘의 아름다움 가운데
가장 깊게 울리는 것은 동행의 아름다움이다.
카메라가 둘을 향하게 돌아간 것은
바로 그 둘이 엮어낸 동행의 아름다움에 눈길을 빼았겼기 때문일 것이다.
때로는 각자의 걸음으로 어긋나기도 하고,
때로는 박자 맞추듯 걸음까지 맞추어가면서,
가끔 무슨 말인가를 주고 받기도 하면서,
그러나 대부분은 묵묵히,
그들은 함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내가 그들에 대해 아는 것이 무엇이 있으랴.
하지만 다른 것을 떠나
길을 함께 걷는 그들의 동행 자체가 아름다웠다.
오랜 동행의 끝에 나도
어느 날 그냥 저들처럼
외국의 어떤 낯선 도시를
하염없이 함께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묵묵히, 그리고 때로 몇마디 얘기를 나누어가며.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5월 8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6 thoughts on “동행

  1. 참 보기좋은 모습들이 많지요.
    좋은 부분은 배워야하는데 말입니다.

    나이들어서 짧은 산책로라도
    다정하게 걸어갈 수 있는 서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살아 숨쉬는 사람이라면요 모두다.

    1. 좋은 사진의 주제예요.
      보통 다툴 때는 함께 걸으면서 다투지는 않더라구요.
      자리에 서서 싸우던 걸요.
      함께 걷는다는 건 말이 없어도 서로를 나누고 있다는 뜻이 되는 것 같아요.

  2. 외국 여행하다보면 나이 지긋이 드신분들이 사이좋게, 배낭메고
    여행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죠.
    그럴때마다 나도 저렇게 사이좋게 늙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한국 할아버지, 할머니들과느 다르게
    입을 열면 무지하게 까탈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는게 외국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기도 하구요.

    그나저나, 미니9 살라 했는데.. 안되겠군요.

    1. 후후, 그러고 보니 저도 그런 얘기 들은 거 같어요.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참 인자한데 외국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사람 나름이겠지만 일반적 평균값이야 있겠죠 뭐.

      컴터는 사용해보니까 윈도는 윈도 머신에, 맥 OS는 맥에서 사용해야 불편이 없더라구요. 윈도 머신에서 맥을, 맥에서 윈도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긴 한데 그게 종종 삽질을 해야 해요. 그게 삽질을 즐기면 괜찮은데 어떤 때는 그게 상당히 귀찮아요. 델을 구입해서 윈도를 쓰는 건 괜찮을 듯 싶어요. 근데 맥에 익숙해서 그런지 윈도는 자판도 영 효율적이질 않고… 아무튼 저는 비추예요. 새로 구입하기가 쉽지 않으면 지금의 맥을 잘 수리하는 쪽을 강추합니다.

  3. 이번 여름에는 저들처럼 하염없이 걸어 보려구요.
    산도 좋고, 바다도 좋고, 국립공원도 좋고…
    걸을 때 동행이 있으면 한눈을 팔지 않아도 되겠지요.

    1. 혼자 걸으면 걸은 길이 나만의 것인데 둘이 걸으면 나중에 그 길을 서로 공감하며 나누는 즐거움도 있는 것 같아요. 그 공감이 큰 행복의 하나가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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