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오는 택배는 일요일도 배달을 하는가 보다.
5월 10일 일요일, 김포의 산새마을에 들러 시간보내고
근처의 김포조각공원을 구경하고는 집으로 돌아왔더니
딸이 보낸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니가 받으면서 일요일도 배달을 하냐고 했더니
특수한 것들은 일요일도 배달을 한다고 했단다.
교회다녀온 그녀가 어머니에게서 건네 받았지만
함께 뜯어본다고 내가 올 때까지 그대로 두었다.
승재씨와 함께 집에서 저녁 먹는 자리에서 뜯어보았다.
눈에 익은 EMS이다.
일본 대학에 시험칠 때나 그 후에
대부분의 서류가 EMS로 왔었다.
국제특급우편이라고 한다.
우체국 택배 가운데서
해외로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녀가 딸에게 보낼 것이 있을 때도 주로 EMS를 이용한다.
상자를 열었더니
전할 말은 상자 뚜껑에 새겨놓았다.
한때 나도 편지를 보낼 때는
예쁜 편지지와 봉투에 집착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 그냥 아무 종이에나 적어보내면서,
그 흔한 형식의 격의없는 특별함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딸이 이제 그 멋에 눈을 뜨는가 보다.
글은 이렇게 새겨져 있다.
Dear My Family
늦었지만 어버이날, 감사합니다♡
너무 보고싶고, 사랑해요.
늘 가족들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예쁜(<– What) 딸 & 손녀가 될게요. >_< I LOVE YOU♡
P.S. 커플 핸드폰줄은 결혼기념일 기념 ㅋㅋ 마미&대디用.
벚꽃 핸드폰줄은 할머니&제 커플핸드폰 줄임니다 -3-
할머니, 늘 건강하세요♡
밥상에서 읽었더니 어머니가 할머니 얘기도 있다고 아주 좋아하셨다.
우리에게 준 커플 핸드폰줄.
하트 모양은 그녀가 가져갔고,
동그란 것은 내가 가졌다.
하트도, 동그란 원도 막히지 않아서 좋았다.
약간씩 숨통을 열어주며 살라는 뜻인가 보다.
학교 초콜렛이 있는 듯하다.
학교 안에 제과점이며 별 것이 다 있다고 하더니
아마도 그곳에서 고르지 않았나 싶다.
나중에 물어봤더니
학교 내에 생협, 그러니까 생활협동조합이 있다고 한다.
그곳에서 샀단다.
학교내에 제과점은 없고 카페는 있다고 했다.
초콜렛 자체에도
학교 문양이 새겨져 있다.
하나씩 나누어 먹었다.
와세다로 유학간 뒤에
딸에게 자주 듣게 된 말이
사랑한다는 말이 아닌가 싶다.
평소에 그 말을 그렇게 자주 쓴 것 같지는 않다.
나는 술취했을 때 그 말을 좀 자주 쓰는 것 같다.
딸은 유학간 뒤에 종종 우리에게 그 말을 남겨주고 있다.
초콜렛을 하나 먹어 보았더니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처럼 달콤했다.
작은 과자도 세 개 넣어보냈다.
하나는 흰색, 하나는 분홍색, 하나는 하늘색이었다.
아마도 우리 세 식구 생각만 하고 보냈는가 본데,
마침 승재씨랑 저녁을 먹는 자리여서
분홍색 과자는 승재씨 딸 진영이 몫으로 건넸다.
덜렁 과자 하나만 건네는 것이 겸연쩍기는 했다.
하지만 세 개 중의 하나이니
몫으로 보면 큰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어머님이 어지간해선 카메라 앞에 서지 않으신다.
얼굴에 주름많다고 손을 젓기 일쑤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손녀가 선물한 벚꽃 핸드폰줄을 들고
수스럼없이 카메라 앞에 서신다.
밥먹다 말고 잠시 밥상 앞에서 사진을 찍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멀리 보내 놓았지만 딸은 가끔 이런 식으로 우리 품에 안기고 있다.
20 thoughts on “딸이 보내준 선물”
그 때 감동의 순간을 생생히 옆에서 지켜봤던
사람입니다.
부모 자식간의 사랑이
그 때 맛보았던 와세다 쵸코렛 처럼 달콤하게 느껴지더군요.
특히 문지 할머니가 너무 좋아라 하시던 표정이 환하게
떠오르네요^^
한동안 떨어져 있다보니
선물하나 받은 김에 그동안 떨어져 산 기간의
딸아이 부재를 그걸로 다 채우려고 하죠. ㅋㅋ
가족은 역시 한 나라 안에서 같이 사는게 최고예요.
울 어머님이 너무 좋아하셔서 난 쫌 덜 좋아했던 것 같어.
저 초코렛이 그동안 내가 먹어본 그 어떤 초코렛보다 맛있더라.^^
아직도 달콤하다우~..
근데 우리 쫌 딸 자랑이 너무 잦은 것 같수.. ㅋㅋ
그러게 말이야.
옆에 없어서 그런 거 같어.
옆에 있으면 이런 거 올리지 않을 듯.
비어있는 딸의 자리를 이렇게 보상받고 싶은가보다.
좋겠다 눈물은 안나오던…TT..TT 나도 딸이 좋다
열심히 키워.
성깔은 좀 죽이구.
정말 특수한 배달물이 맞네요.
저 상자 버리지는 않으셨을것 같고..
책상 위에 두고 정리함으로라도 써야할것 같은데요.ㅎㅎ
두말할것없이 딸이 최고예요.^^
그런 최고의 딸을 둘이나 두셨으니 바랄 것이 없으실 듯 싶어요.
왜 사람들이 아들아들하는지 이해도 안가고.. ㅋㅋ
내 돈 내고 쬬꼬레뜨를 사먹지는 않는데 누가 선물이라도 하면 참 맛있습니다.
자꾸 손이 가서 날이 바뀌기도 전에 한 통을 다 비우곤 합니다.
그날 아주 특별한 맛이 나는 쬬꼬레뜨를 보고 침이 꼴깍 넘어갑니다.
아까워서 냉장고에 넣어 두신 것은 아니신지요?
그날 같이 저녁 먹었던 승재씨 하나 드리고,
다들 하나씩 먹은 것 같은데…
아직도 하나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아끼고 있는게 분명한 것 같습니다. ㅋㅋ
와~ 정말 기쁘셨겠습니다~ ^^
역시 딸이 최고예요ㅎㅎㅎ
기분이야, 뭐 환상이었죠.
왕 부럽사옵니다~
Dear My Family의 반가움과 기쁨이 마구마구 전달되네요.
우리집은 오히려 수험생일때보다 안챙기더군요.
이제 살만하니까 군기가 빠졌나…
우리집은 딸이 남자친구 사귀고 싶다하니 아빠가 “뭘 벌써부터!” 하던데요.
원래 가까이 있으면 그렇게 되는듯 합니다.
영월살 때는 고씨굴 한번도 못가보다 서울와서 드디어 가봤습니다.
곁에 같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선물이란 걸 딸도 이미 알고 있는 거지요.
저는 딸이 고등학교 때부터 너는 왜 남자 친구도 없냐고 했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전적이 화려했거든요. ㅋㅋ
자식은 집을 떠나면 ‘손님’이라는 말은 옛말 같습니다.
우리 딸도 대학으로 떠난 후로 자주 ‘사랑한다’는 말을 쓰곤 합니다.
사랑해, 그 말처럼 이 세상에서 이쁜말이 또 있을까요.
어버이날에 두 분은 진정 귀하고 값진 선물을 받으셨군요.
축하드려요.
대학들어가면서 독립하는게 참 여러 모로 좋은 것 같아요.
스스로는 자유를 누릴 수 있는게 가장 좋은 것 같고, 아무래도 붙어살면 겪을 수밖에 없는 갈등도 없어지고… 그동안 붙어살면서 부대꼈던 것이 행복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고…
그 중에서도 역시 가장 좋은 것은 세상에서 가장 이쁜 말을 기회되는대로 하게 된다는 것 같아요. 세상일이란게 걱정과 함께 좋은 일들이 함께 오는 듯 싶어요.
컴터 끄려다 딱 자정이 되었길래 ‘이런 때는 신데렐라 블로그에 들렀다가 나가는 것이 예의지’ 하고 들어왔어요. 그랫더니 정말 반가운 포스팅이네요.
상자에 쓴 편지가 휘황찬란한 어버이날 카드에 쓴 것보다 더 마음에 와 닿아 뭉클하기 까지 해요. 멀리서 부모님 할머니 챙기는 그 마음, 할머니와 커플인 핸드폰줄… 참 이쁘고 사랑스럽네요.
저도 오늘은 일찍 컴터 끄고 시집이나 읽어보려고 했는데 마지막으로 들렀다가 곧바로 댓글 남겨요.
녀석이 이제 진짜 멋을 알아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할머니가 너무 좋아했어요.
벌써 남자 친구 사귀어서 영화 구경도 다니고 있답니다.
다른 건 못해도 연애는 꼭 하고 다니라고 했더니 그걸 곧장 실천에 옮기고 있는 듯 합니다 .ㅋㅋ
오마나! 남친이요?
우앙, 궁금하다. 궁금해.
Japanese인가요?
그렇다더군요.
한국에선 데이트하면 정말 남자들이 데이트 비용을 전부 부담하냐고 물어보더라는 군요. 그래서 그러지 말라고 해도 굳이 그렇게 한다고 했더니 영화표를 자신이 예매해갔고 왔더래요. 그래서 저녁이라도 사지 그랬냐고 했더니 다음 영화는 딸이 보여준다고 했다더군요.
요즘의 딸은 아무리 봐도 즐거운 나날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