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그녀가 마당에서 신문을 본다.
무엇인가로 머리를 돌돌 말고.
그 모습이 재미나 사진을 찍는다.
그녀가 말한다, 찍지 말라고.
그녀는 모른다.
20년쯤 살면 그런 모습도
웃음 속에 담아
사랑하게 된다는 것을.
그녀: 그가 또 카메라를 들이밀고 사진을 찍는다.
머리를 돌돌 말고 있는 모습을
놀려먹으려는게 틀림없다.
그에게 말한다, 찍지 말라고.
그는 모른다.
20년을 함께 살아도
항상 카메라 앞에선
예쁜 모습으로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둘이 산다는 것이 그렇다.
20년을 살았다고 서로를 다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4 thoughts on “그녀와 사진”
집사람, 마눌, 와이프… 이런 호칭들 보다 삼인칭 그녀, 얼마나 듣기 좋은지요.
20년후쯤엔 분명 지금의 이 모습 흐뭇한 미소 지으면서 보고 있을거예요.
눈치채기 전에 잽싸게 찍어야 한답니다.
다른 호칭도 좋은데… 호칭도 편안한게 있다보니.
마치 청바지를 편애하듯이 그리 부르게 되네요.
20년후엔 이 모습도 젊었던 시절의 한 순간이 되것지요.
조금 세월이 흐르면 나이들었다고 생각했던 한 순간이 젊었던 순간이 된다니…
책을 읽다 보면 잡자마자 끝까지 다 읽고 팽개치는 경우와 조금씩 겨우 읽다가 이내 포기했는데 어느 날 다시 꺼내보니 또 다른 느낌으로 읽히는 책이 있더군요. 어느 책이 좋은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타타타, 라는 노래가 생각납니다.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하지만 다 안다면 재미없겠지요.
이건 20년째 읽어도 모르는 데가 많은 책인데다가 가끔 적당한 오독을 좋아하는 책입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