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하순이 감자꽃이 피기 시작하는 시절인가 봅니다.
가운데의 노란 꽃술이 유난히 눈을 끄는 꽃입니다.
감자꽃 피는 이 시절에 그가 세상을 떴습니다.
그의 고향은 남쪽이라
감자를 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 비슷한 시기에 어딘가를 지나다
밭에서 노란 꽃술을 삐죽이 내민 감자꽃을 보면
불현듯 세상 떠난 그가 생각날 것 같습니다.
밭에선 아마 그 즈음 보이지 않으나
감자의 꿈이 동글동글 영글어가고 있겠지요.
감자꽃이 필 때마다 그가 생각나고
그가 생각날 때마다 아마 우리가 그를 앞세워 꿈꾸었던
함께 사는 세상의 꿈도 동글동글 영글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감자를 캐고 그것을 먹다
치밀어 오른 그의 생각에
울컥 눈물을 흘리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영글은 꿈을 다함께 나누게 되는 날,
즐거움에 춤추면서도
울컥 그의 생각에 눈물도 함께 쏟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4 thoughts on “감자꽃 피는 시절”
잊고 있던 감자꽃이네요.
비탈에 살면서 숱하게 봤을텐데 전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너무 흔해서 그랬나 봅니다.
좋아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되기 전에 미리미리 캡쳐해서 저장해놔야겠습니다.
어렸을 적 조기에 달리는 파란 열매맛이 어떨까 궁금하여 한번 깨물었다가 곧바로 뱉았던 적도 있어요. 정말 감자꽃은 많이 보고 자란 것 같습니다.
아, 감자꽃이 피는 계절이 5월이었군요.
감자꽃, 그 감자꽃 노란꽃술 위로 슬픔이 묻어 있습니다.
요즘 주체할 수 없는 눈물 때문에 참으로 힘이 듭니다.
사금파리에 찔리는 듯 아린 슬픔이 쉽게 가시지 않을 듯싶습니다.
저 감자밭을 가꾼 분은 승재씨 아버님인데 그날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셨다는 군요. 올해는 캐낸 감자에 아버님의 눈물과 슬픔이 배어있을 것만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