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우거진 숲속에
비가 내립니다.
잣나무 한 그루,
갑자기 나무를 버립니다.
나무를 버린 잣나무,
수직으로 날리는 빗줄기를 타고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온몸은 온통 비늘 투성이입니다.
물속을 떠나 바람 속을 유영하지 오래되어
비늘은 거칠고 둔탁합니다.
그러나 나무는
오래전 물속을 살았던
그 유영의 시절을 잊지 않고 기억해 냅니다.
비에 젖는 5월의 숲에서
잣나무가 그 모든 비늘을 끌고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카메라가 황급히
잣나무를 쫓아 하늘로 올라갑니다.
한번 두번 세번 네번,
카메라가 잣나무의 몸을 더듬으며
그 머리끝을 따라잡는데는
무려 네번의 호흡이 필요했습니다.
비에 젖은 숲속에서
잣나무가 비늘을 끌며 하늘로 날아오르자
숲속의 모든 나무들이 일제히 날아올랐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
산의 나무는 언제나 그 비를 타고
일제히 날아오릅니다.
후후, 그러니 비오는 날엔 산에 가시면 조심하세요.
그 나무들의 비상에 시선을 뺏겨
눈이 어지러워지면
발이 미끄러져 넘어질 수 있으니까요.
아마 비가 세차게 내리면
비를 거슬러 오르는 잣나무의 비상도
더더욱 거세질 거예요.
그러니 그런 날에 더더욱 조심하세요.
10 thoughts on “비 내리는 날의 숲속 잣나무”
어찌 지나다 잔잔한 님의 소리에 젖었다 이곳저곳 무뢰하게 들여 봤습니다.
위, 나무야 소나무건 잣나무건 뭐 다를게 있겠냐만은 나무껍질을 봐선 잣나무가 맞습니다.
고맙습니다.
잎을 확인하면 알 수가 있다고 하던데… 나무껍질만 봐도 아시는 걸 봐선 잣나무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오늘 고쳐놓겠습니다.
소나무이든 잣나무이든.. 비 맞고 서 있는 ‘나무’의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 옵니다. 저 기세등등한 나무의 깊음이여… 그저 감탄만…
마우스로 올리고 내리고 하면서 보니까 마치 제가 다람쥐가 된 느낌이 들기도 해요. 이런 나무가 여러 그루였는데 다음에 가면 찬찬히 다시 찍어보려구요.
비오는 날에는 파전만 볼 줄 았았지
소나무가 등천하는 건 본 적이 없습니다.
벼락이 무서워 실외활동을 접는답니다.ㅜㅜ
맘에 들게 비를 맞아 본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사진은 악천후일 때 좋은 사진을 많이 건질 수 있어서… 종종 비맞고 산에 오르기도 합니다. 고생은 고생이죠.
잣나무… 일 겁니다. 아마도…
통방산에 낙엽송은 없고 소나무에 비해 잣나무는 곧게 뻗지요.
통방산으로 사진 옮겨도 되는지요? 옮깁니다.
지금,
동료 둘과 나물 남기면 죽음인 광장동에 밥 먹으러 나가느라 글은 나중에 읽고요.
잎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하네요.
나중에 확인해서 고칠께요.
잣나무도 소나무 집안이라고 하니까 일단 그대로 놔둘께요.
오오오오~~~
위에서부터 내려다봤으니 온전하지 아래서부터 올려봤으면
결국 뒤로 꽈당 넘어졌을거예요.
소나무의 높이와 비늘로 보아 낙엽송이 아닐까 하오만은
이리 울창한 낙엽송은 보질 못해서..
편집을 어찌했냐고는 묻지 않을께요^^
저도 이게 소나무인지는 자신을 못하겠어요.
소나무는 옆으로 퍼지는 것 같은데 이건 너무 똑바로 자라서요.
그러고보니 정말 밑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보니까 꽈당할 것 같아요.
그냥 거칠게 붙여봤어요.
옆으로 찍을 걸 하는 후회는 하긴 했지요.
사진을 찍을 때마다 순간 판단이 빗나갈 때가 있어요.
낙산에 갔다 왔을 때도 사진 한장이 못내 아쉽더라구요.
머리 속에서 반짝하는 생각이 있어 사진을 찍었는데 그 생각대로 찍히질 않았더라구요.
어디나 똑같은 것 같아도 다시 가면 그때의 느낌은 다시 받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언제 저 낙엽송이나 소나무 앞에 가서 다시 사진을 찍어 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