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에 가면
느티나무가 한 그루가 있다.
그 나무는 커다란 눈을 가졌다.
눈꼬리가 치켜올라가다 못해
거의 수직으로 선 커다란 눈이다.
그 눈을 들여다보면 눈 속에 팔당의 물결이 차 있다.
그 눈은 저녁 무렵엔 일몰의 빛깔로 푸르스름해지곤 할 것이다.
비 내리는 날은 온통 촉촉이 젖어있을 것이다.
그 커다란 눈 속으로 그녀가 뛰어들었다.
야, 왜 나무의 눈 속에 들어갔어.
눈알 아프다, 빨리 나와.
나무의 눈 속에 들어간 그녀,
나올 생각은 않고
열심히 눈안에서
나무의 눈밖에 난
나를 내다보고 있었다.
2 thoughts on “나무의 눈, 눈 속의 그녀”
나무의 눈에는 커다란 호수도 담고 있네요.
그런 눈이라면 혹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여 노저어 가시지 그러셨어요.
혹시 그녀 뒷편의 호수가 나무의 마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말씀듣고 보니 눈에 마음이 비치는 매력적인 나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