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상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6월 21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아흐, 마음은 금방이라도 뛰쳐 나갈 것 같은데
몸이 말을 듣질 않네.
몸이 너무 무거워, 돌덩이처럼.
몇년째 이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질 못하겠어.

늙어서 그래.
늙으면 몸이 점점 무거워져.
돌이 그래서 무거운 거야.
나이를 먹어서.
왠만한 돌들은
모두 나이가 천문학적이야.
돌들이 움직이지 못하는 건
원래 움직이지 못해서 그런게 아니라
나이를 먹어 몸이 무거워서 그래.

Photo by Kim Dong Won
2008년 6월 21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8 thoughts on “석상

  1. 태어나자마자 돌들은 뛰어다녔고 우리는 그 돌을 좌충우돌이라고 불렀다지요.
    갓 태어난 돌은 아이돌이라고 불렀지만 죄충우돌은 돌아이라 불렸다지요.

    1. 나도 견딜만 했는데
      명바구가 무슨 대불공단 전봇대를 뽑아버렸다는 얘기를 들은 뒤로는
      그 놈이 그걸 우리 집에 갔다 버렸나하는 착각이 들어
      가끔 화들짝 놀라 확인하게 된다네.
      그걸 뽑아다 자기 귓구멍에 처박은 것 같다고 누가 알려주었는데도
      무게가 만만치 않아
      가끔 그 놈이 내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
      우리집에 갔다 버리지 않았나 확인하게 된다네. ㅋㅋ

    2. 나, 윗글에 댓글 단 거 두 분 말투 따라한 거 아니라네.
      댓글 달고 내려와서 두 분 대화 확인했네.
      두 분 댓글대화가 길어지면 개콘보다 더 큰 기대로 관람하게 된다네. 그럴 땐 기차가 아무 시간에 떠나도 상관 없다네.ㅋㅋ

    3. 알겠네, 알겠네, 잘 알겠네.
      사실은 우리도 그 집을 갈 때마다 똑같다네.
      내 생각에 우리는 아무도 웃어주지 않는데
      우리들만 서로서로 웃어주면서 사는 것 같네.
      아무리 그래도 신경숙의 기차는 7시에 떠나야 하네.
      신경숙의 기차가 아무 때나 떠나면 기가 차게 된다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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