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사랑을 나눈다.
몸의 사랑이다.
몸의 사랑을 나누고 나면
거의 항상 갈증이 찾아온다.
오래 격렬하게 사랑할수록
갈증도 더 깊게 온다.
아마 다른 여자와 몸을 섞어도 마찬가지이리라.
이상한 일이다.
사랑을 하면 그 사랑으로
몸과 마음이 모두 충만해져야 할 터인데
사랑은 마음만 채워주고
몸은 비워버린다.
갈증은
비어버린 몸,
그 몸의 허전함이
물이라도 한잔 들이켜
빨리 그 빈자리를 채우려드는
신체적 징후이다.
사랑은 몸을 통해 마음을 나누는 행위가 아니다.
사랑은 몸을 내주고
서로가 서로에게 내준 몸이 갈증이 나도록 텅비고 나면
그때 그 댓가로 마음을 채우고
텅빈 몸은 물 한잔으로 달래는 행위이다.
2 thoughts on “사랑과 갈증”
사랑에 관한 에너지 보존법칙이네요. 사랑은 몸을 태워 마음을 채우지만 태움과 채움의 균형을 위해 갈증을 달래야 하는…
사랑의 저변에도 과학이 있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