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때와 돌아왔을 때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3월 23일 인천공항에서

매화 향기 날리고 진달래 피던 3월의 끝무렵,
딸은 떠났다, 일본으로.
녀석은 작았지만
녀석이 떠난 자리는 컸다.
녀석은 떠나면서 세상을 텅 비워 버렸다.

한 이틀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8월초,
딸이 돌아왔다, 한국으로.
간지가 흐르는 모자와 한쪽으로 딴 머리 스타일,
한눈에 들어오는 패션 감각을 뽐내며 우리 앞에 나타났다.
다시 세상이 꽉 찼다.
딸은 우리의 세상이었다.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8월 11일 인천공항에서

14 thoughts on “떠날 때와 돌아왔을 때

  1. 가기 전에도 이뻤지만 몇 개월 만에 다시 본 문지, 진짜 니뽄삘로 간지 좔좔이었어요.

    저한테 와서 ‘문지 너무 예쁘다’고 하는 애들이 많은데 뭐 제가 문지 예뻐지는데 도와준 것도 없고… 또 칭찬 고맙다고 하기도 그렇고….. 그래서 그냥 맞장구만 열심히 쳤어요.ㅎㅎㅎ

  2. 어쩜 두 사진 모두 한결같이 따님은 여유 있어 보이고,
    엄마가 더 짠~해보이는 순간을 포착하셨는지요.^^
    상봉과 해후를 감축드립니다.

    저희는 오전부터 청주에 내려와 있습니다.
    내일 서해 바다 구경하고 올라갈 예정입니다.

  3. 뻥을 섞지 않아도 간지나는 모습으로 돌아왔네요.
    머리는 더 자란 것 같고 모자도 멋있습니다.
    따님은 떠날 때와 올 때 표정이 변함이 없어 보이는데
    어머니의 표정은 근심과 안스러움에서 반가움으로 확 변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좋은 시간 가지시기 바랍니다.
    따님도 언제나 어디서나 건강하길 바랍니다.

  4. 따님이 오셨으니 뿌듯하고 행복하시겠네요.
    따님이 쓰신 모자가 일본에서 유행인가봐요. 벤쿠버에 있는
    일본 여자애들이 많이 쓰고 다니던데.

    즐겁고 화목한 시간 보내시길요.

    1. 그렇다고 하더군요.
      지금 유행중인 모자래요.
      저도 써봤는데 은근히 제게도 어울리더라구요.
      그래서 선물로 갈취할까 생각 중이예요.
      일본가서 공부는 안하고 노는 스킬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익혔다고 당당하게 말해서 좀 황당했지요. ㅋㅋ

    2. 젊을 때는 다 그렇죠.
      저는 대학교때 술을 너무 마셔서
      거짓말 한개도 안하고 목젓이 늘어나서
      기도를 막는 바람에 숨을 못 쉴 때도 있었네요.
      술 덕에 수술도 몇 번하고..
      지금은 엄마 마음도 조금은 이해하고, 집사람도있고해서
      술도 많이 참지만..

      갈취하시고, 핑계김에 더 이쁜 모자 하나 사주세요.
      모자가 잘 어울리네요, 따님이.

    3. 어제밤 엄마랑 나가서 쇼핑좀 하고 들어왔지요.
      저는 난생처음 생막걸리라는 걸 마셔봤는데 톡쏘는 맛이 독특하던 걸요.
      한국 오면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5. 시종일관 여유있는 문지양과는
    너무도 상반된 어머님의 모습입니다..ㅎㅎ
    나중에 시집은 어찌 보내실랑가요?^^ㅋ

    1. 본인 자신도 표정의 차이를 알던걸요.
      어떻게 보낼 때 표정하고, 맞이할 때 표정이 이렇게 다르냐고.
      아직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는데
      남자 친구는 많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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