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딸과 함께 밤늦은 시간도 마다 않고 쇼핑을 나갔다.
지하 상가의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옷을 고르고
구두를 몇번이고 신었다 벗었다 한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둘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어쩌다 나와 함께 홍대 거리를 쏘다니며 옷을 고른 적이 있긴 했지만
엄마와 딸이 함께 나서면 그 풍경의 느낌이 다르다.
셋은 돌아오는 길에 롯데리아에서 사이다를 한컵만 샀고,
빨대는 세 개를 챙겼다.
서로 각자의 빨대로 번갈아 가며 한모금씩 빨아마셨다.
딸이 돌아오니 별짓을 다하고 다닌다.
쇼핑하고 있는 그녀와 딸을 보니
딸은 이제 그녀에게 세상에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된 느낌이다.
아침이면 사무실에 나갈 때마다 그녀는 화장을 한다.
물론 언제나 혼자였다.
한동안 그녀 혼자였던 거울 속의 그 풍경에
돌아온 딸이 자신의 모습을 얹어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준다.
그녀는 묻는다, 그게 뭐냐고.
볼터치니 뭐니 하는 알 수 없는 말들이 오가고,
둘이 무엇이 우스운지 낄낄거리며 웃는다.
다시 또 딸은 그녀에게 딸이 아니라
이제는 둘도 없는 친구같은 느낌이다.
그녀에겐 나도 있고,
사람들 가운데는 나를 가리켜
그녀의 친구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또 그녀에겐 오래된 친구들도 여럿 있지만,
딸만큼 좋은 친구는 없는 듯 보인다.
딸은 자라면 언제부터인가
엄마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된다.
그녀가 그렇게 아이를 가지려 했던 이유를 알 것도 같다.
6 thoughts on “그녀의 친구 같은 느낌이 나는 딸”
forest님, 공항에서 문지를 만나시던 그 씬부터 표정이….ㅎㅎㅎㅎ
너무 노골적이세요.
아효, 화장하는 모습도 넘흐 이뻐요.
제가 애 아버지는 맞는 것 같은데 제 딸은 아니고 엄마 딸이기만 한거 같어요. ㅋㅋ
매일 매일 따님에 관한 글을 올리시는 걸 보니 정말 좋으신가봐요.
어머님도 따님이 옆에 있어서 그러신지 얼굴에서 좋은 표정이
솓아 나오는 것 같네요.
저는 제 블로그에 집사람에 관한 글을 더 쓰고 싶은데,
사실 엄마가 질투할까 일부러 잘 안해요.
딸이 생기면 그때는 많이해도 되겠죠.
행복하신 모습 좋네요. =)
저도 어머님 눈치 보느라 어머니 없을 때만 설겆이를 해주곤 했죠.. ㅋㅋ
물론 요즘은 아무 때나 하지만요.
옆에 있으니까 그저 좋네요.
2주밖에 못있으니까 오자마자 아쉬움도 함께 시작된 듯 싶어요.
게다가 제가 원고 때문에 같이 돌아다니기도 쉽지가 않고.
함께 가보고 싶은 곳도 많은데.. ㅜㅜ
쟤는 핏덩이로 내 옆에 누웠을 때부터 친구같은 동지였다우~
당신에게 그런 동지를 만들어주지 못한게 미안하네.
그래두 이젠 컸다구 엄마 아빠의 말을 여유있게 받아치는 것도 재미나더군.
딸이 없는 동안 쇼핑도, 외식도, 영화보는 것도 전혀 안했더라.
그동안 일만 한 것 같어. ㅋ
그대의 얼굴 표정 말이야,
좋아하는 거 너무 노골적이구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