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밧줄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9월 3일 팔당 강마을 다람쥐에서

당신들은 내 몸을
칭칭 동여 매었어,
빛의 밧줄로.
오, 이런 경우가 있다니.
빛이 구속으로 오는 경우가 있어.
당신들이 빛의 밧줄로
나를 칭칭 동여매자
내 몸은 빛으로 환해진 것이 아니라
갑자기 칠흑의 어둠이 되어버렸어.
다행히 당신들은 아홉 시엔
문을 닫으며 모든 불을 끄더군.
빛의 밧줄도 빛을 잃고
어둠이 되었어.
세상이 모두 어둠에 잠겼지.
나는 이제 그 어둠 속에서 잠에 들었어.
잠에 들자 꿈이 열렸어, 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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