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일이 안풀릴 때면 술을 마셔.
그것도 꼭 2차까지 가고,
집에서 마실 때면 두 병까지 마셔.
그럼 일이 술술 풀릴 것만 같어.
하지만 내 기대대로 될지는 모르겠어.
왜냐하면 그 술의 술술 주술에
시간이 술술 새어나가면 일이 더 꼬일 수도 있거든.
세상의 모든 주술은 그래.
뭔가 안풀리던 걸 풀어줄 것 같은 기대를 품게하지만
또 일을 더 헝클어놓을 수도 있어.
주술의 효과는 사실 그렇게 반반이야.
반반이란 얘기는 사실 효과가 없다는 얘기지.
나는 그걸 뻔히 알면서도
2차를 가거나 두 병의 술을 마시며 술의 주술을 걸곤 해.
그때면 술은 내게 속삭여.
일이 술술 잘 풀릴거야라고.
지금 시간이 술술 새고 있어라는 말은 전혀 들리질 않아.
2차의 술, 두 병의 술은 내게
두 가지 말을 속삭이지만
내겐 한가지밖에 들리질 않아.
주술이란 그런 거야.
두 가지 말이 귓전을 파고 들어도 하나만 듣는 거지.
주술이란 어느 한쪽으로 길을 열어주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다른 쪽으로 열릴지도 모를 어떤 험한 길의 위험에 대해
스스로 눈을 감는 거야.
난 그걸 알면서도 일이 안풀릴 때면 술을 마셔.
그것도 꼭 2차까지 가고, 집에선 두 병을 마셔.
4 thoughts on “술의 주술”
소주병이 아니라서 이국적으로 보입니다.
해외에선 소주병으로 도배를 하면 이국적이겠죠.
제주도도 해외이니 소주가 더 어울리겠죠.
제주에선 항상 시작은 소주로 하고
곧 이어 생맥주로 목을 축였습니다.
하루는 소주, 막걸리, 생맥주, 그냥 맥주, 와인까지 두루 섭렵을 했습니다.
푹 자볼까 하고 한잔 마셨던 술이
오히려 잠을 방해해서 들어와봤더니
술이야기네요.ㅋㅋ
골치아픈 일일랑 제주도에 술술 풀어놓고 돌아오시길…^^
그래서 매일 술을 푸고 있지요.
오늘 올라갑니다.
한라산이 에베레스트로 변해 있었어요.
사진은 좋은 걸 건졌는데 무지 험난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