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다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9월 4일 제주에서

바로 지척에 있었지만
경계를 가운데 두고
바다는 둘로 갈라져 있었다.
한 바다는 잔물결이 가득했고 고요했다.
마음마저 잔잔하게 가라앉았고 평화로웠다.
하지만 고요의 바다는 좁고 얕았다.
다른 한 바다는 끝이 보이지 않도록 넓었다.
마음이 끝간데 없이 날아갔다.
하지만 그 바다는 파도가 거칠게 일고 있었다.
파도가 심하다 싶을 정도로 거칠게 일 때는
작고 얕은 안식의 바다가 오히려 넓고 깊어보였다.
좁고 얕은 바다의 안식이 무료함으로 쌓이자
그때는 거친 바다의 넓은 품이 시선을 앗아가 놓아주질 않았다.
두 바다의 사이에 서서
마음이 때로는 이리 기울고,
또 때로는 저리로 기울었다.
한쪽에는 안식과 평화의 꿈이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모험과 도전의 꿈이 있었다.
이쪽에서 보면 저쪽이 꿈이었고,
저쪽에서 보면 이쪽이 꿈이었다.

2 thoughts on “두 바다

  1. 전업주부는 일하는 여자들의 자아실현을 부러워하고,
    일하는 여자들은 집에서 늦잠 자고 수영하는 전업주부를 부러워하고…ㅎㅎㅎ
    이쪽에서 보면 저쪽이 꿈이고.
    저쪽에서 보면 이쪽이 꿈이고.
    이런 여자는 언제나 행복해지려나요?

    – 요즘 이쪽에서 저쪽을 바라보며 갈등 때리고 있는 한 여자-

    1. 저도 만족감은 크지만 돈은 안되는 일과
      돈은 되지만 만족감은 거의 없는 일 사이에서
      갈등하며 살아가고 있는 걸요.
      더 고민스러운 것은 만족스런 일이 돈이 되면
      문제가 해결될까 하는 의문이 자꾸 든다는 거예요.
      저 사람은 돈도 많이 벌었는데
      왜 저렇게 살지 하는 생각이 드는 예가 무수히 많으니까요.
      결국 무엇이든 가장 아끼는 것은 돈의 아래로 두면 그 순간
      다 잃게 된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는 거예요.
      정말 갈등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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