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와 갈림길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10월 14일 길동의 허브공원에서

메뚜기는 갈림길에서도
이쪽으로 갈까 저쪽으로 갈까 고민하지 않는다.
메뚜기는 톡톡 튀면서 다니기 때문에
길에 구속되지 않는다.
메뚜기가 튀어가는 곳이 곧 길이다.
가끔 길을 따라가지 않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제가 가는 길을
길로 삼는 사람들이 있다.
메뚜기과인지도 모른다.

6 thoughts on “메뚜기와 갈림길

  1. 빛을 받아서 그런가요.. 메뚜기 등이 보라빛이 도는게 너무 예쁘네요.
    양손에 줄기를 잡고 있는 포즈도 앙증맞고…

    제가 부러워하는 분들이 글도 잘 쓰고, 자신만의 향기가 나는
    사진을 담는 분들인데.. 참 부럽습니다^^
    제 취향이 그런지, 웬지 글과 사진은 두가지가 어우러질때 더욱
    살아난다는 생각이 다시 듭니다.
    물론 말이 필요없는 사진들도 있지만요..ㅎ

    1. 그냥 사람들이 누구나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을 찍자는 것이 저의 생각이예요. 다만 그냥 지나치는… 사진을 생활의 발견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종종 시집을 읽다가 그 싯구절에 맞는 사진 찍는다고 카메라 둘러메고 나서기도 하고 그러고 있어요. 각자의 취향대로 사진 생활을 해야 사진도 다양하고 좋은 거 같아요.

  2. 사진을 보고 있으면 자유로우면서도
    어딘가 정리 되어 있는 깔끔함 속에
    글의 길을 내시려는 눈이 들어 있답니다
    사진기 랜즈와 겹쳐지는 마음 속의 울림…같은거요
    전 늘 배우고 충만한 마음이에요
    이 가을 더 톡톡 튀는 장면들 잡아주시겠지요?
    초록이 아름다워 초록을 찍고 있다는…
    우리말의 그 범주가 참 멋지네요
    저라도 당황하겠어요…ㅋㅋ

    1. 무슨 이리 황송한 말씀을.
      사실은 사진을 찍을 때 텍스트가 먼저 머리 속으로 지나가요.
      그리고는 그 텍스트에 맞추어 사진을 찍곤 하죠.
      물론 나중에 글을 붙이는 경우도 있구요.
      가끔 같이 사는 그녀가 그래요.
      사진은 다른 것들이 좋은데 왜 이상한 사진만 쓰냐고.
      그럼 그 사진들은 사진만 좋고 글이 따라붙지 못하게 한다고 하죠.
      원래는 글의 이미지로 가는 통로로 삼으려고 사진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사진이 글의 통로가 되는 경우가 더 잦아 졌어요.

  3. 아하! 기가 막힌 사진에다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글의 길을 내신
    메뚜기꽈 털보님 다우신 글이세요.

    저는 사진을 잘 볼 줄 모른다는 자격지심에 사진에 대해서 섣불리 말하기를 꺼렸는데
    방금 전 forestory에서 털보님 하신 말씀 듣고는 사진이 나한테 좋으면 좋은 사진이구나 배웠거든요.
    저 사진 갈래길에 선 메뚜기도 메뚜기지만 배경색이 어쩜 저리 이쁘대요. 햐아~

    1. 제 사진을 보고 누군가 그랬다니까요. 이 정도 사진이면 나도 얼마든지 사진을 찍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뭐, 그다지 뛰어난 것 같지는 않다는 얘기였죠… 그런데 곰곰히 사진을 들여다 보면 내가 과연 이 장면 앞에 있었으면 사진을 찍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면서 나는 이런 사진은 또 찍을 수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는…
      그때 내가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사진 모임의 누군가는 내 사진을 가리켜 글과 함께 살아나서 글과 함께 숨쉬기 시작한다고 한 적이 있어요.
      그때도 내가 많이 웃었죠.

      배경에 있는 초록의 아름다움을 집어 내다니 보통 눈이 아니세요. 한라산 내려가다가 사진을 찍고 있는데 옆으로 지나가는 분이 도대체 뭘 찍고 있냐고 물어봤다는 거 아니겠어요. 그때 초록이 너무 아름다워 초록을 찍고 있다고 했더니 그 분이 많이 당황했다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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