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늦게 그녀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녀가 말한다.
“강변북로가 퇴근 시간에는 엄청 막혀.
차라리 좀더 일하다가 지금처럼 늦게 가는게 나.
이렇게 가는게 훨씬 빨라.”
내가 말한다.
“무슨 빠르기는.
아무리 막혀도 지금처럼 늦기야 하겠냐.”
그녀가 또 말한다.
“무지 막힌다니까.
정말 굉장히 늦어.”
내가 또 말한다.
“아, 그러니까, 막히는 걸 누가 몰라.
그래도 아무려면 지금처럼 늦기야 하겠냐 이거지.
지금 시간이 벌써 열두시가 넘었는데.
우리는 이미 엄청 늦었는데 뭘 그래.”
그녀는 막힐 때 집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고 있었고
나는 막히거나 말거나 집에 도착하는 시간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막히면 일찍 도착해도 늦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고,
나는 어쨌거나 퇴근 시간에 나간 사람들이 늦게 도착해도
우리보다는 빨리 도착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늦었는데도 빨리가고 있었고
나는 이미 늦었는데 뭐가 빠르다는 것인지 갸우뚱하고 있었다.
5 thoughts on “늦은 밤 차 속의 대화”
상대성 이론에 대해서 심도있는 생활밀착형 대화를 하셨네요.
아직 이론이지만 우리 주변에선 법칙으로 통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당연한 듯한 얘기에 태클거는 게 제 취미라… ㅋㅋ
다 같은 김포는 맞아요.
강화가 건너다 보이는 바닷가 마을이죠.
고구마 캐기로 약속을 해놨어요.
도루피님 얼굴 본지도 오래되었네요.
동원님 댓글 말씀 웃겨요 ㅎ
가긴 가는데, 거긴 아닐 거라는
우회적인듯 직접적인 발언ㅋㅋ
태그명에 ‘속터지는 대화’ ,흐^^
이쪽에서 아-라고 얘기할 때
상대방이 어?라고 말하면
서로 속 터지죠~
김포로 가긴 가는데 이번 토요일은 거의 강화 가까이 갈듯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