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함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5월 9일 서울 대학로 뒤 낙산공원 올라가는 길에서

우편함은 낡아간다.
그래도 매일 새로운 편지가 담긴다.
사실을 말하자면
요즘은 편지는 거의 없고
새로운 고지서만 담긴다.
소식을 전하는 이는 없어졌고
돈갚으라는 성화만 잔뜩 쌓여가는 세상이 되었다.

나도 늙어간다.
옛날 세상이라면 나도 우편함처럼
나에게 매일 새롭게 깃들 수 있을지 모른다.
요즘 세상이라면 나도 우편함처럼
삶의 짐을 또 새롭게 져야할지도 모른다.

4 thoughts on “우편함

  1. 잘지내시나요. 오랜만에 뵈요.
    때아닌 간만에 인사 지송합니다. 뭐가 그리 바쁜 건지요. ㅎㅎ
    저도 우편함에 대한 의미가 많아질 때에 이런 글을 보게 되네요.
    우편함~

    1. 그럭저럭 지내고 있어요.
      다들 바빠진 것 같아요.
      전 오늘 창경궁 돌아다니며 사진 찍다가 왔는데 좋더라구요.
      얼마있으면 수종사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지 않을까 싶어요.
      그때 명화공주님이랑 다들 연락해서 한번 행차하세요.

  2. 저도 처음 유학길에 올랐을 때는
    한국에서 삼일에 한통씩 편지가 왔는데
    이제는 고지서만 와요. 그나마 텔레비젼도 없고 물도 공짜고해서
    두 개의 고지서가 없기는 한데… 우편함을 열었을 때
    아무것도 없거나 고지서만 달랑 있거나하면 좀 아쉬워요.

    문제는 이메일도 같이 텅 비어있는….
    대신 블로그에 댓글이 편지 같은 느낌을 주긴하지만.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1. 오늘 일요일 날씨 아주 좋네요.
      오블의 한 분이 대학로에서 사진 전시회를 한다고 해서
      12시쯤 거기 한번 들르고,
      간만에 창경궁에서 사진이나 찍어볼까 생각 중이예요.

      오늘 맛난 것 찾아내셔서 두 분이 즐겁게 드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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