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조망은 나를 보자
날카롭게 이빨을 세웠다.
“가까이 오지마.
가까이 오면 묻어뜯어 버릴 거야.”
우리는 그 적의 앞에 몸을 사렸다.
잠자리를 보자 철조망은 이내 낯빛을 바꾸었다.
내게 적의를 가득품었던 이빨은
잠자리에겐 이빨을 모두 드러내놓은 웃음이 되었다.
“날개짓이 힘들면 언제든
내 이빨 위에 앉아서 쉬다가 가!”
잠자리는 그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철조망의 이빨에는 적의와 호의가 함께 얹혀있었고
그 적의와 호의는
다만 대상에 따라 낯빛이 바뀌었다.
4 thoughts on “잠자리와 철조망”
안녕하세요?
저도 마실 왔습니다….
한국 잠자리와 미쿡 혹은 캐나다 잠자리의 다른 점은,
잠자리가 아니라 주변 풍경인 것 같습니다~~ ^&^
선생님의 고국 사랑도 보통이 아니신거 같습니다.
마종기 시인을 만났을 때
정말 우리 나라가 그렇게 좋나 하고
새삼스럽게 우리 나라 풍경을 보게 된 기억이 있는데
여기서 사는 제가 오히려 바깥에서 사시는 선생님에게서
우리 나라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빌께요.
잠자리가 아직도 있나..했는데 9월에 찍으셨군요.
그러고보니 저는 캐나다에서 잠자리를 본 기억이 없네요.
원래 이동네는 없는건지.. 제가 방에만 있던건지..
즐거운 일요일 보내시길요.
마종기 시인은 구름도 미국하고 한국이 다르다고 하던데
잠자리는 캐나다와 한국이 느낌이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하늘찍다 가끔 잠자리가 겹쳐 찍히는데 그럼 비행기같기도 하고 그래요.
정님의 아내 사랑을 보고 있노라면 많이 즐겁습니다.
일요일을 더 많은 사랑으로 꾹꾹 채우시면서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