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쪽과 저쪽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9월 6일 제주에서

자, 자, 말들아, 사진찍는다.
여기 여기 이쪽봐, 이쪽.
좋아 좋아, 잘했어.
이번에는 여기 여기 이쪽, 이쪽.
좋아 좋아, 아주 잘했어.
나는 사진찍고 아주 만족스러웠는데
말들은 갑자기 기분이 나빠지셨다.

앞쪽 말들의 불만:
“이거 이상하다.
이쪽 봐달래서 이쪽 한번 봐주고,
저쪽 봐달래서 저쪽 한번 봐준 거 뿐인데
이상하게 똥개가 된 기분이네.
이거 갑자기 기분 더러워지네.”

지나가는 뒤쪽 말의 비아냥:
“어이구, 저것들.
시킨다고 그걸 하고 있냐.”

이쪽과 저쪽은 참 이상하다.
누가 시켜서
이쪽 한번 보고, 또 저쪽 한번 보고 나면
갑자기 똥개가 된 기분이 든다.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9월 6일 제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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