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 카메라를 산 어느 해,
꽃을 찍겠다고 경기도 가평에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에 갔었다.
수많은 꽃들과 눈을 맞추고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딱히 그때 눈을 맞추던 꽃 가운데서
눈을 맞출 때의 느낌이 기억나는 꽃이 없다.
한군데 모여있어 더 화려한 느낌이었지만
꽃은 기억에 별다른 느낌을 남기지 못하고
그냥 거리에서 예쁜 여자들을 흘깃 거릴 때처럼
스쳐 지나가 버렸다.
정작 선명하게 기억과 느낌으로 남은 것은 꽃이 아니라
나오는 길에 보았던 밭을 갈고 있던 농부와
차창 옆으로 스치던 산의 초록이었다.
“와, 저 초록좀 봐!”
입에서 절로 찬탄이 신음처럼 샜다.
그날 꽃들은 눈의 망막에 어른거렸고
초록은 가슴을 파고 들었다.
8 thoughts on “꽃과 초록”
초록도 정말 예쁜 시기가 있는데
딱 저때가 가장 싱그럽다는 느낌이 강할때인듯해요~
조때 지나면 느낌이 좀 억세지죠.
조때는 하늘에서 뛰어내리면 푹신하고 묻힐 듯 싶은 시기인듯.
<저 초록봐> 완전 공감입니다. 아침고요수목원은 안가봤어요. 일부러
안간것은 아니고, 굳이 발길이 향하질 않아서… 이상하게 입장료 받는 곳은
점점 더 안가게 되요.
사람이 너무 찾아서 고요하지도 않고…
돈안내고 들어가는 방법은 있는데… 축령산 입구에서 산하나 넘어서 들어가면 된다는… ㅋㅋ
사진 넘 잘 보구 담아놨습니다.
즐거웠구요 담에 또 뵙지요.
만나서 즐거웠어요.
이상하게 이번에 사진이 잘 나온 듯 합니다.
기약은 안하는데 자리가 가끔 생기더군요.
첫번째 사진의 화려함은 제가 기억하는 30 여년 전의 가평과 너무나 다르니…
저에게 가평은 두번째 사진뿐입니다…ㅎㅎ
자연이 좀 차분해야지. 이게 뭔가 싶기는 했어요.
가평은 초여름에 들어서면서부터 초록이 아주 좋아서
그때쯤 한번씩 나가게 되는 거 같아요.
북한강따라서 강변으로만 가면 사진찍기에 경치도 좋거든요.
그러고보니 그쪽도 나가 본지가 오래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