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로 기울던 햇볕이
마당의 배나무 잎들을 비집고
자꾸만 그 속으로 들어가려 했다.
잎들이 촘촘히 에워싸 햇볕의 걸음을 막았고
걸음을 막은 잎들은
제 뒤로 그림자를 꺼내
담벼락을 모두 진한 그늘로 덮었다.
잎들은 알고 있다.
햇볕의 걸음을 막으면
제 뒤로 그림자를 꺼낼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 잎들은 모든 햇볕을 막지는 못했다.
손과 손을 맞잡은 잎들이 잠시 방심하자
조금의 틈이 벌어졌고,
그러자 햇볕은 재빨리 그 틈으로 숨어들어
결국은 담벼락에 하얀 빛으로 어른거렸다.
분명 빛이었지만
그건 빛이 아니라 하얀 그림자 같았다.
하긴 제 모습을 담벼락이나 길바닥에 비치며
그림자 놀이를 하는 게 재미나기는 하다.
그림자를 가질 수 없는 햇볕이
어지간히도 그림자 놀이를 하고 싶었나 보다.
배나무 잎 사이를 파고든 햇볕이
잠시 담벼락에서
하얀 그림자 놀이를 하고 있었다.
10 thoughts on “하얀 그림자”
배나무 잎 사이를 파고든 햇볕이
도너츠와 나비넥타이를 만들어놨네요~ ㅎㅎ
한겨레 신문에서 사진 봤어요.
축하해요, 사진작가님.
저거 방울달린 아기 양말인디.
어머 그 얘기 듣고 봤더니 어글부츠 같이 생겼따~ 흐흐흐
감사합니다…뜻밖의 행운입니다. 올해는 이걸로 만족 ^^
저는 어제 정말 그림 보러 갔었어요. 예술의 전당 아트페어에…
동료 한분이 오년전부터 죽기 살기로 밤잠도 안자고 본격적으로 그리거든요.
그분은 그림에 자신을, 자신의 이야기를 다 쏟아내요.
전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열정이라 늘… 존경스럽고 부럽고 하지요.
전 지난 달에 갔다왔는데…
저도 아는 화가분이 있어서 1년에 몇번은 그림을 보러 가요. 불가사의하게 개인적으로 알고 있으면 그림도 더 잘보이는 거 같아요. 그런 점에서 화가를 개인적으로 많이 알면 알수록 그림 볼 때 아주 좋아요. 아트페어는 다양한 그림들을 만날 수 있어서 그점이 좋더군요. 그림 이야기 쓰시면 보러 갈께요.
저도 iami님하고 같은 생각했는데..
동원님은 이것저것 못하시는 게 없구나하고 생각했네요.
제가 며칠전에 미국에 갔을 때 애플 매직 마우스를 봤는데
대실망하고 왔네요. 디자인에만 신경을 써서 불편하고, 생각보다
멀티터치가 예민하지 못해서 잘 안먹히더군요.
두 개 사러 갔다가 한 개도 안사고 왔네요. 기다렸는데… 실망.
이거 좋은 정보네요.
아이맥 살 때 옛날 키보드랑 마이티 마우스 선택할 수 있더라구요.
맥북에 있는 멀티터치 기능이 편해서 매직마우스가 좋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보군요.
조만간 아이맥이 하나 생길지도 모르겠어요. 제거는 아니지만. 집사람이 일 때문에 아무래도 하나 장만해야 할 듯해요. 디자인 할 때는 아무래도 기존의 마우스를 써야 할 거 같아요. 저도 딸이 맥북 사면서 멀티터치를 써보았는데 그게 그래픽할 때는 영 아니더라구요.
사진을 정말 그림처럼 찍는 사람들이 있기는 있어요. 실제로도. 저야 뭐 어쩌다 건졌지만요.
IPod Classic을 바닦에 놓고 마우스로 쓰는 느낌이랄까…
그랬어요. 저는 둥근 모서리가 좋은데 모서리가 IPOD처럼 날카로운 감이 없지 않았던…
그림 같은 사진을 보는 순간,
화가로 데뷔하신 줄 알았습니다.^^
오늘은 일보러 나갔다가 어린이대공원에 잠시 들러
사진찍다가 들어왔지요.
들어올 때 지하철 기다리다가 지하철 바닥 찍으면서
칸딘스키의 콤포지션 놀이를 했다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