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당신의 건강을 해친다.
어디 당신의 건강 뿐이랴.
내 건강도 해친다.
그러나 가끔 담배가 예술이 되기도 한다.
예술 감상을 위해 입장료를 지불하듯
때로 담배가 예술이 될 때
그 감상을 위해 난 내 건강을 기꺼이 그 댓가로 내놓아야 할 때가 있다.
난 담배를 피지도 않고,
또 담배피는 것을 싫어하지만
담배피는 것이 예술이 될 때에 한하여
내 건강을 조금 떼어 내놓고,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까지 내놓으며 만들어내는
그 예술의 순간을 즐긴다.
그런 경우가 흔하진 않다.
간만에 사람들 만나 쿨럭쿨럭거리며
그들이 내 카메라 속으로 뛰어들어와
예술이 되는 순간에 탐닉했다.
그는 의사 선생님이다.
의사로서 그가 꿈꾸는 세상은
돈없고 가난한 사람들이 돈걱정 않고 치료받을 수 있는 세상이다.
알고보면 돈많고 권력을 가진 자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모든 사람들이 주인되는 세상이리라.
그 세상이 쉽게 올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의 꿈도 쉽게 물러설 것 같지 않다.
그를 만난 것은 이번이 두번째.
그가 담배를 피자
시가를 문 체게바라가 떠올랐다.
내가 알고 있기로 원래 체게바라도 의사였다.
이 날, 그는 낡고 낡아서 이제 색깔마저 바랜 오래된 구호,
“담배는 인류의 적, 태워서 없애자”를 외치며
아내를 부산에 두고 서울까지 벗어난 틈새를 이용하여
집에서는 누려보지 못하는 담배의 자유를 마음껏 누렸다.
그는 매력적이었다.
나와 같이 사는 그녀도 동의했다.
그 사람 멋있더라.
그녀는 말했다.
내가 담배피는 걸 곤혹스러워하니까
그 사람이 바깥에 나가 담배를 피우더라,
며칠 뒤에 들은 얘기였다.
그가 말했다.
“아니, 뭐 이런 모임이 다 있습니까?
세상에 담배피는 사람이 대세를 이루는 모임이 아직도 남아 있다니.”
분명 우리는 최첨단의 인터넷으로 만났는데
만나면 구석기 시대에 와 있다.
우리는 만나면 꼭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운다.
술도 몸에 나쁘고 담배도 몸에 나쁜데
술을 마시면 더더욱 담배를 거절하지 못한다.
도대체 왜 그런거지?
그건 담배가 술의 가장 절친한 친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술을 마시면서 술의 친구를 매정하게 거절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가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워물면
친구와 어울린 그를 내가 어쩌겠는가.
게다가 담배피다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한 그의 모습은
매력적이기까지 하다.
이래서 친구는 질이 좀 나빠도
어느 하나를 야박하게 떼어내질 못한다.
사람을 만나 사람을 알게 된다.
그를 만나선 임종국 선생을 알게 되었다.
그는 그 임종국 선생의 평전을 쓴 사람이다.
그를 만나기 전에는 임종국이란 이름도 들어보질 못했다.
임종국은 평생을 친일파 연구에 바친 분이다.
1989년에 돌아가셨다.
지금은 그로 인하여 알게 된 소중한 분이다.
그가 담배에 불을 붙이고 담배 연기가 피어오른다.
담배를 피우는 것이 아니라
담배로 작은 불을 밝히는 느낌이었다.
**담배피는 걸 들키면
다들 집안에서 혼나실 것 같아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14 thoughts on “Smoking is Art”
너무 뭐라 그러지 마세요.
그래도 지금은 고속버스에서 담배 피는 사람은 없잖아요.
흡연자를 이 정도 이해해주는 비흡연자도 없었는 걸요.
담배와 연기, 그리고 사람…
동원님의 글은 또 하나의 에세이입니다!
근데 왜이리 다들 멋있게 담배를 피우시는지…ㅋㅋ
이런 멋있음은 멋이 있는 분만이 담을 수 있을 듯…^^
망년회 때는 한 열여덟분쯤 모였으면 싶기도 합니다.
그냥 모인 명수로 누구에 대한 욕좀 대신할까 싶어서요.
물론 사진 기록은 내차지지요.
모델은 님들의 몫이구.
하하하~~ 사진 정말 좋습니다.
지금 아내는 설겆이 중입니다.
볼까 봐 얼른 댓글 달고 능청을 떨어야겠어요.^^;;
이거 웬지 플님과 엄청난 모의를 하는 기분인걸요.
스릴과 서스펜스가 마구 넘치는 느낌이예요. ㅋㅋ
사진이 예술이네요.
배려하기 위해 익명으로 처리해주시는 센스도 멋지시고^^
날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이상하게 이날 사진이 예술처럼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망년회 모임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때 얼굴 보십시다.
그나저나 너무 바쁘셔서 우리 망년회가 무사할까 염려가 되긴 합니다.
저도 가고 싶은 모임인데..
저도 오블분들을 많이 뵈서인지 이제는 사진만 봐도 누가 누군지 거의 다 알수있네요.
막걸리사진 보니까 또 마시고 싶어졌는데,
도대체 구할 수가 없네요. 안타깝게도.
아.. 캐나다에 매직 마우스가 들어와서 다시 잘 봤는데,
미국에서 진열되었던 것보다 잘 반응했던 것 같아요.
첫번재로 봤던 게 약간의 하자 있던 것인지..
근데, 한 3분 썼는데 팔목 아프더라구요.
정님과 종로에서 만났던 날들이 마구마구 떠오르지 않나요.
마치 인터넷이 소통과 만남이다를 증명하는 모임 같아요.
한국오면 만나요.
요즘 막걸리가 질이 좋아져서 맛도 좋고, 뒤끝도 전혀 달라진 거 같아요.
한잔 대접하리다.
흡연자분들이 행복해하시던 모습이 저도 눈에 선하네요 ㅎㅎ
이렇게 멋스레 담배 피우는 흡연자분들 곁,
보이지 않는 곳에는 아량 넓은 비흡연자분들이 있답니다 ㅋ
올라왔구만요.
난 진안내려가서 수녀원 들어갔나 했어요.
그나저나 지난 번엔 도루피님과 내가 끝까지 책임졌는데,
이번에는 도루피님과 안느님이 끝까지 책임졌네요.
항상 마지막 책임이 도루피님 몫이니… 감사.
이제 안정되어 보여서 좋았어요.
헐, 골초들의 모임이었군요.
골초가 대세인 모임이 아직도 서울 한복판에서….
오랜만에 인사합니다.
그날 오신다고 하셔서 기다렸는데 끝내 안나타나시더군요.
그래도 처음 온 분은 이렇게 대놓고 피워도 되는 거냐고 눈치를 보셨습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마포에서 뵌 뒤로 얼굴 못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