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화가게

Photo by Kim Dong Won

그녀와 함께 아는 사람 만나 점심먹고 들어오는 길.
다음 주에 잠시 귀국한다는
미국사는 블로거에 대해 그녀가 묻는다.
–그래 그 분은 미국에서 뭐해?
–잡화가게 한다더라.
–뭐, 뭘한다고?
–잡화가게.
–미국에는 무슨 그런 가게가 다 있냐?
거긴 가게도 좌파와 우파가 있어?
–뭐?
–좌파가게라며?

점심 잘 먹고 들어오다
내 발음 탓인지, 그녀의 청력 탓인지 알 수 없으나
졸지에 잡화가게가 좌파가게가 되고 말았다.
아주 잠깐 멍을 때리며
이게 무슨 황당 시츄에이션인가를 파악하기 위한 순간이 있었지만
결국 사태를 파악한 우리 둘은 한참 동안 허리끊어지도록 웃고야 말았다.
생각해보니 그 둘이 정말 발음은 비슷하다.

미국에서 잡화가게 하다
한국 들어오시는 교포분들,
조심하시라.
미국에서 뭐하냐고 물었을 때
발음잘하셔야 한다.
미국에서야 아무 문제 없었겠지만
한국에선 좌파가게 운영자로 몰려 곤혹을 치를 수도 있다.
요즘 한국은 좌파의 뿌리를 뽑겠다고 난리를 치고 있어
좌파로 몰리면 어떤 곤혹스런 일을 당하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세상이 되었다.
근데 그 분의 행적으로 보면 좀 의심은 간다.
그 분 정말 좌파가게 운영하고 있는 거 아닌가.
뭐 그렇다면 나는 더 열렬히 반겨줄 용의는 있다.

17 thoughts on “잡화가게

    1. 오늘은 더 심한 증상을 보였다.
      어떤 여자가 우즈랑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고 했더니
      그 우즈를 우주로 들었다.
      그러고는 그냥 그렇게 살라고 내버려둬 그랬다는 거 아니니.
      매일 나보고 이상하다더니 그게 부러웠는지 원.

  1.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좌파 귀에는 모든 발음이 좌파 좌파로 들리시나 봅니다…ㅋ
    암튼, 지금은 손을 씻기는 했지만..ㅎㅎ… 그래도 과거의 행적이 있어 좌파가게 차려도 될 만큼의 원전소설과 자료들을 재고로 갖고 있으니, 언제든 동업할 의사가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ㅎㅎ
    (아, 근디… 마음 잡고 조용히 문화생활 하는데 이렇게 불을 지르시면… 이거 참… 쩝~~ ㅋ)

    1. 좌파가게 주인님 안녕하세요^^
      저는 backnine님이랑 한집에 사는 사람입니다.

      좌파가게라고 듣는 제 귀에 문제가 있었긴 하지만
      그 전의 대화가 무엇이었냐 하면
      좌파, 우파에 관한 얘기였답니다.
      그러다 잡화가게라는 단어를 들었으니 가게이름 재미나다고 생각했지요.ㅎㅎㅎ
      저희두 웃다가 허리 끊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하여간 조만간 얼굴 뵙겠습니다.^^

    2. forest님, 이렇게 인사를 드리네요~~ ^&^
      근디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희 가게가 좌파가게가 맞습니다….
      저희 가게에서 파는 물건의 90%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만든 Made in China, 나머지 10%가 역시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서 만든 물건임다… 그러니, 골수 좌파가게 맞습니다요….ㅎㅎ

  2. 문자로 보낼려면 엄지 움직이기 힘들어서 여 써요.
    전실장님이 11일-13일까지 시간이 안된다하여 일단 14일로 잠정 날짜 잡았는데,
    상황 어떠신지요? 여의도에서 하루종일 연수시라 7시에서 7시반
    강남구로 장소 잡자네요. 그래서… 해본 생각

    첫번째 안은 예정대로 저하고, 털보님 부부하고, 이충렬님하고 11일날 이동네에서 만난 후 14일에는 남자들끼리만 만나는 것

    두번째 안은 14일 강남구에 몽땅 다 진출하는것… 포레스트님하고 상의해 주세요.

    1. 검열에 걸려 사진을 못올리고 있습니다.
      이 포스팅에 딱맞는 사진을 오늘 찍었는데 말입니다.
      딱 10초 동안 게재되었습니다. ㅋㅋ

    2. 오늘 아침에야 확인했어요. 근데… 아주 편안하고 좋은데요. 포레스트님을 이루는 성분(? 물, 불, 바람, 흙)이 고스란히 드러났어요. 있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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