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

Photo by Kim Dong Won
2009년 12월 5일 우리 집에서

벽지를 발라
빈틈없이 벽을 가두어 두었다.
얇지만 벽이 새어나올 틈은 없었다.
벽이 울면서
이음새 부분에서 약간의 틈새가 벌어졌고,
그 얇은 틈으로
벽이 바깥을 엿보고 있었다.
비스듬히 보니 꽤 넓어보였다.
벽은 울어 틈새 하나를 얻었다.

8 thoughts on “틈새

  1. 동원 님은 사진이 전문인지 시가 전문인지 모르겠습니다.
    벽은 울어 틈새 하나를 얻었다.
    넘 마음에 드는 표현입니다.

    1. 저도 참 감각이 무딥니다.
      몇년째 옆에서 울고 있었는데 집에 며칠 갇혀 일하고서야 그걸 보니 말예요.
      마지막 구절은 하루 뒤에야 얻었어요.
      아, 저는 시도 사진도 전문이 아니구요,
      시인들의 시 얘기를 해주는게 제 전문이예요.

    1. 일 때문에 어디 나가지는 못하고…
      카메라가지고 책상 앞에서 이것저것 찍게 되네요.
      제 왼쪽에 있는 벽인데 사진찍은 뒤로 가끔 눈맞추는 버릇이 생겨 버렸어요.

    1. 밤낮을 울었을 텐데 며칠전에야 그 울음소리를 들었으니 제가 많이 둔한 듯.
      집안 동무들보다 자연에서 만나는 동무들이 더 반가운게 나가질 못하고 있어요.
      으, 이 밥벌이의 지겨움이라니…
      잠시 놀러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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