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과 돌의 틈 사이,
새끼 손가락 하나도 들어가지 않을 좁은 틈에
풀 한포기 놓여있다.
잎을 보니 제비꽃이다.
꽃은 보낸지 오래고
이제는 씨앗도 털어낸 뒤이다.
내가 묻는다.
사는데 좁지는 않았어?
제비꽃이 말한다.
꽃도 피우고, 씨앗도 거두었는 걸 뭐.
작고 비좁은 곳에서 만나는 자연의 삶은 항상 경이롭다.
넓고 넉넉한 땅의 제비꽃과
작고 비좁은 곳의 제비꽃이 똑같기 때문이다.
자연 속의 삶은 어디서나 차별받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선 그렇지 못하다.
그런 점에서 보면 우리는 자연에 비해선 훨씬 미개하다.
8 thoughts on “제비꽃의 집”
사진 한 장에서 그리고 지극히 작은 미물에게서 우리는 큰 교훈을 얻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번 블로거 모임때 뵌 북악산입니다.
기억하고 있어요.
잘생긴 소방관 아저씨잖아요.
그때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출산하고 축 늘어진 분들이 어디 있나 없는데….
다시 클릭하고 확대 살펴보니 정말 밑에 세 분이 있네요 하하
참 재미있는 글과 댓글입니다. 미역국을 준비합니다. 저 세 분의 출산을 축하하며
위에 빳빳하게 서계신 두 분은 아무래도 제왕절개하신 듯 합니다.
하하하~~~
의사선생님이 납시니 제왕절개니 뭐니 떠든게 긴장됩니다. ㅋㅋ
무슨 사연으로 저런 곳에 자리를 잡게 되었는지…
다니다보면 돌틈 사이 벽틈 사이에 뿌리를 내린 식물들이 참 많지요.
저 제비꽃의 자리는 위태롭지만
그 후손들은 안전한 곳에 자리잡도록 더욱 힘껏 씨앗을 털어냈을듯 싶네요.
저것 보세요. 씨앗을 품고 있던 몇줄기는 지쳐서 축 늘어졌잖아요.
산고의 고통을 보는 이 예리한 눈.
제가 여자가 아니다 보니 그런 점에 무딥니다.
정말 말씀듣고 보니 아이 낳고 늘어져 있던 아이 엄마 모습같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