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찾아다니는 꽃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노랑나비는 노란꽃을 찾습니다.
그리고 흰나비는 흰꽃을 찾아갈 때가 있습니다.
연두빛 날개를 조용히 접고
연두빛 이파리 밑에 나뭇잎처럼 찰싹 붙어서 휴식을 취할 때도 있습니다.
노랑나비는 가끔 그렇게 노란꽃을 찾아가
노란색으로 사라집니다.
연두빛 나비는 가끔 그렇게 연두빛 이파리 밑에 붙어 연두빛으로 사라집니다.
우리도 가끔 나를 버리고
상대의 가슴 속으로 사라지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의 눈을 들여다보며
그의 눈 속으로 사라지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가끔 그렇게 서로를 버리고
서로의 가슴과 눈 속으로 사라지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아마 모두가 알고 계실 겁니다.
바로 그때가 사랑하는 때라는 것을.
꽃가루를 찾아 여기저기를 떠돌던 나비들이
때로는 노란꽃에서, 때로는 하얀꽃에서, 또 때로는 연두빛 이파리 아래서
노랗게, 하얗게, 또 연두빛으로 잠깐씩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사랑이란 나를 버리고
상대의 색 속으로 사라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4 thoughts on “색 속으로 사라지다”
초록색은 언제봐도 기분이 상쾌해져요.^^
나비도 꽃만큼이나 아름답네요.
저녁 찌개 끓을동안 잠깐 들러봤어요.^^
오늘 그녀와 멀리 곰소까지 갔다가 지금에야 들어왔어요. 지금 시간이 밤 2시30분이예요. 가을소리님은 곤히 잠들어 있겠죠. 좋은 꿈으로 가득한 밤이 되시길.
아래사진에는 벌과 나비가 인사하네요.
벌이 나비도 꽃으로 봤나부다.
내 꽃은 어디있으려나~
엇, 꽃인 줄 알았는데… 나비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