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중순에는 문을 열어둘 수 있었다.
열어둔 문으로 햇볕이 마루까지 들어왔다.
아마 한창 여름이었다면
문턱을 약간 넘는데 그쳤을 것이다.
겨울이 되자 건물 사이로 얼굴을 들이민 햇볕이
마루를 건너 북쪽으로 자리한 내 방까지 와서는
주름문 밑자락을 들추며 환하게 어른거렸다.
여름 햇볕은 짧고 겨울 햇볕은 깊다.
여름 햇볕은 바깥에서 놀고
겨울 햇볕은 방안 깊숙이 들어온다.
뜨거운 한여름엔
서로 스치듯 가볍게 놀아도 되지만
추울 때는 따뜻한 체온으로
서로의 마음 속 깊이 들어가야 한다.
3 thoughts on “계절과 햇볕”
첫 사진은 자랄 때 살던 집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것 같습니다.
특별한 가구나 장식은 없었어도 이상하게 편한 느낌을 주는 게 집이잖아요.
아파트와는 다른 깊은 맛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단독을 선호하는 타입은 아니고 그냥 단독이 아파트보다 싸서 사는 경우라고나 할까요. 아파트는 도대체가 제 경제력으로는 감당이 안되요.
아파트는 특히 높은 층의 경우 내려다보는 풍경에서 얻는 것이 쏠쏠한 듯한 느낌은 들어요. 아무래도 조경이 잘되어 있다 보니 단독과 달리 좋은 점이 있을 듯 싶어요.
여러모로 편한 구석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저런 빛은 만들지 못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