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가득 덮었던 그 하얀 눈들은
나중에 다들 어디로 가는 것일까.
녹아서 땅밑으로 스며드는 것일까.
아니야, 아닐거야.
하늘로 날아올라 구름이 되는 걸꺼야.
처음 지상으로 내려올 때는 좋았겠지.
그러나 지상에 내려서는 순간,
모든 눈은 땅에 납짝 엎드려야해.
지상에서의 삶이란게 대개 그렇거든.
납짝 엎드려 살아가야 하지.
지상의 삶은 만만치가 않아.
며칠간 지상에서 납짝 엎드려 살다보면
누구나 그 지상의 중력을 훌훌 털어버리고 싶어지지.
아마도 그때쯤 흰구름은 하늘을 훨훨 나는
구름의 꿈에 젖기 시작할 거야.
꿈은 이상해.
하루 이틀 꿈꾸다 보면 그 꿈에 스르르 녹아들 때가 있어.
아마 햇볕이 좋은 어느 날,
눈도 자신의 꿈에 스르르 녹아들지 않았을까 싶어.
바로 그 순간 눈은 하늘로 날아오르는 거지.
하늘의 구름이 하얀 것을 보면
아무래도 하얀 눈이 지상에 엎드려 며칠을 보낸 끝에
제 꿈으로 스스로를 스르르 녹이고
그리고는 하늘로 날아올라 구름이 된 것이 분명한 듯 해.
구름은 지상의 중력을 털어버리고 싶었던
하얀 눈의 꿈이었을 거야.
6 thoughts on “눈과 구름”
히야~ 눈이 하얗게 덮인 선자령,
전 언제나 저런 곳에 발을 딛고 서볼 수 있을까요?
지상에 내린 눈이 하늘로 올라가 구름 되는 사연이 그렇군요.
비행기 창문을 열고 찍은 듯 하오이다.
이 날은 바람도 엄청불고 눈도 엄청온 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한마디로 재수좋았죠. 어쩌다 내려가는 날 그렇게 눈이 내려주었으니 말예요.
구름 사진 찍을 때는 파인더로 본 풍경이 흐리멍덩해서 카메라에 적잖이 실망했는데 집에 와서 컴퓨터에 띄워보고는 카메라 성능에 놀라게 되었죠.
이제는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정월 초하룻날에 금연하자고 해놓고
지금은 화장실 갈 때만 예외로 하자며 무너지고 있습니다.
담배 사는 것만 끊은지라 슬쩍 다가가 구름과자 하나만 달라고 합니다.
눈은 구름이 됐고 지금은 제 입에서 불을 때고 있습니다.
저는 담배를 피는 게 아니라 구름을 만들고 있답니다.ㅜㅜ
그럼 나무님은 눈사람?
선자령이란 이름이 주는 분위기가 있네요.
강원도의 3월 중순은 서울 근교의 1월 같습니다.
한 번 다녀오셔야 하는데, 아직 일이 안 끝나셨나봐요.
마무리를 해주고 며칠 시간이 날까 했는가
일이 급하게 진행되어 계속 일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강원도 깊숙히 곰배령 쪽으로 들어갈 계획이었는데
일단 보류되고 말았습니다.
다음 주에나 일을 털어낼 수 있을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