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야, 커피 슬리브.
응? 내가 누군지 모르는 눈치인데.
왜 그 있잖아,
테이크아웃하는 커피점에서
종이컵에 커피를 담아줄 때
컵이 뜨거우니까 뜨겁지 말라고
컵의 허리에 둘러주는 종이 쪼가리.
그게 바로 나야.
어때 이제 알 것 같지?
나는 항상 너의 손이 뜨겁지 말라고
그 종이컵의 허리를 두르고 너를 만나곤 하지.
넌 의례히 내가 그러려니 했겠지만
사실 그건 내가 너를 사랑했기 때문이었어.
내 마음 속엔 너에 대한 사랑이 있거든.
네 손을 잠깐 빌리면
그 사랑을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기도 해.
그래서 말인데 내가 종이컵을 한번 쓰고 버리는 건
어느 정도 이해를 하거든.
그거 다시 쓰는 건 좀 구질구질한 거 같어.
차라리 개인용 컵을 들고 다니라고 하는 게 낫지.
하지만 종이컵과 달리 난 한번 인연을 맺으면
꽤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어.
어때?
사랑을 일회용으로 갈아치운다는 것은 좀 그렇지 않어?
내 안에 너에 대한 사랑이 있으니까 말야.
어떤 사람들은 뜨개질로 예쁜 커피 슬리브를 짜서
항상 그걸 갖고 다니다가 이용하기도 한다더라.
한마디로 커피 슬리브에 속에 담긴 사랑을 아는 사람이지.
넌 어때?
커피 슬리브 속의 담아놓은 우리의 사랑과 오랫동안 함께 해보는 것이.
물론 가끔 가다 우리의 사랑을 직접 확인해보는 재미도 있지 말구.
6 thoughts on “커피 슬리브”
저게 하트 모양이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역시 동원님은 문학적이신 듯..
곧 따님하고 재회하시나요? 저는 이번 주말에 집사람하고 드디어 재회하네요.
오랜만에 들렸는데,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한 주 보내세요.
이햐, 축하할 일이로군요.
빨리 만나서 사랑의 열기로 따뜻하게좀 해주세요.
요즘 넘 추워요.
딸은 2월에 일주일 정도 왔다가 가요.
어쨌거나 1년은 가르쳤어요. ㅋㅋ
곧 별다방에서 섭외 들어올지도 모르겠네요.^^
두 손으로 만들면 훨씬 예쁜데 삼각대 꺼내기 귀찮아서… 그냥 찍었습니다. 검색해보니 의외로 손수 커피 슬리브 만들어서 갖고 다니는 사람들이 여럿 나오더군요.
어쩐지 저거 버릴때
웬지 버려선 안될것을 버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였던 것이었던 것이었슴다.^^
저도 그냥 버렸는데 어제 이거 갖고 놀다가 하트를 발견했지 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