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목 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눈도 갈증을 느낀다.
푸른 하늘을 올려다 볼 때,
우리의 눈이 갈증을 풀며
그 순간 우리의 눈이 시원해진다.
하지만 나무의 겨울 하늘은 느낌이 다르다.
나무의 겨울은 갈증으로 목이 타는 계절이다.
목의 갈증이 턱에 차오른 나무에게
겨울의 푸른 하늘은 오아시스의 신기루이다.
쏟아지면 그대로 물이 될 듯한 푸른 하늘이 머리 끝에 떠 있다.
겨울 나무가 일제히 하늘을 향해 발돋움을 하며 키를 세운다.
신기루는 닿을 듯 닿을 하면서 멀리 있다.
내 눈을 시원하게 채워준 푸른 하늘이
나무들 위로 목마른 신기루처럼 떠 있었다.
4 thoughts on “푸른 하늘과 겨울 나무”
모르긴 해도 여름, 녹음이 울창할 때 이 곳을 걷다 보면 하늘이 잘 안 보일 수도
있을 텐데, 겨울은 나무와 하늘 풍경을 바꿔 놓았네요.
함박눈이라도 내리면 풍경이 또 확 달라지겠지요.
그러고 보면 자연은 그때그때 느낌이 다른 것 같습니다.
가도가도 질리지 않는게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정말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모가지를 잔뜩 뽑고 있네요.
엄마를 올려다 보는 애기들처럼?
그럼 내 눈에 안보이는 엄마젖을 쪽쪽 빨며 겨울을 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