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왔다 돌아갔다.
딱 열흘있다 갔다.
원고 하나를 22일날 넘겨주기로 했으니까
나에게 4일의 시간을 남겨주고간 느낌이다.
집에 돌아와 보니 딸이 뭉개고 있던 방이 텅빈 느낌이다.
그 텅빈 느낌은 마음의 느낌이 아니다.
있는 동안 짐을 너저분하게 방안에 늘어놓았다가
그걸 모두 깨끗이 집어들고 가버려 정말 방이 텅빈다.
예전에는 딸이 가고 나면 겪게 되는 텅빈 느낌을
마음의 느낌으로 생각했는데 이제보니 그건 마음의 느낌이 아니라
물리적인 느낌이기도 하다.
정말로 갖고 온 짐을 방 한구석에 늘어놓았다가
나중에 그 자리를 비우고 가기 때문이다.
책상 위에도 딸의 맥북이 차지하고 있다 간 자리가 지금은 비어 있다.
일본 생활은 잘하고 있는 듯 보인다.
공항에서 왠 일본인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둘러맨 카메라 때문에 놀러온 관광객으로 보였나.
딸이 대신 대답했다.
뭔 말인지는 몰라도 잘 대답하는 듯하다.
집에 있는 동안 예전과 다름 없이 침대에서 뭉개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일본에선 아침 일곱시에 일어난다는데 믿기지는 않는다.
몇달 만에 오는 만남과 헤어짐이 이번에 세번째를 꼽았다.
슬슬 적응해 가는 듯도 싶다.
보낼 때도 큰 서운함없이 보낼 수 있었다.
돌아가서 하루 쉬고 19일엔 아르바이트 나간다고 했다.
딸은 힘들지 않냐고 하면 “다들 그렇게 해”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보태준 응원들이 있다.
큰 힘이 되고 있을 것이다.
7 thoughts on “딸, 열흘지내고 출국하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넙죽!
아이가 예쁘고 바르고 맑아 보입니다.
풍경과 시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곧 아이가 입시생되겠더군요.
알아서 큰 아이라 저도 아이한테 좀 미안하긴 해요.
아이의 존재감이란게 마구 원했던 아이여서 생기기도 하고,
또 애를 키우면서 생기기도 하는 거 같아요.
키우면서 보면 정말 이 아이가 내 아이구나 하는 생각이 마구 들게 되는 때가 있거든요. 뭐, 거의 또 하나의 나를 보는 느낌이랄까. 그러다 내 단점을 극복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럼 마치 내가 나를 극복한 느낌까지 들어요.
응원, 고마워요.
문지가 왔다 갔군요. 설연휴가 집안 가득했겠습니다.^^
잠시 느끼실 텅 빈 느낌은 열흘간 문지와 나눈 기억들로
곧 내내 채워지지 않을까요.
늦었지만 새해 인사 드립니다.
제가 시간이 있을 때와서 저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어요. 얘기도 많이 한 것 같구요.
iami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오 가족분과 떨어져 지내는거 힘들지요..
외삼촌도 외숙모와 조카가 호주로 유학가는 바람에 갑자기 기러기생활 중이십니다ㅜㅜ
하지만 공부를 마치고 나면 또 값진 경험을 하는 거니까 보람도 있겠죠!!
이스트맨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그러고 보니 웨이버님도 한동안 외국에서 공부하셨죠.
아이는 오히려 신나하는 거 같아요.
우리가 보고 싶어서 좀 힘들죠, 뭐.
올해는 얼굴 봐요.
공연 기회 있으면 여기 블로그에도 좀 알려주시구요.
요즘은 트위터를 하고 있는데 맞팔먹은 한 트위터가 주로 인디음악만 매일밤 써비스 하더라구요. 그거 듣고 있노라면 웨이버님 생각 많이 나요.
웨이버님은 올해 좋은 음악 많이 하길 빌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