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뭘 봤니? – 담쟁이 덩쿨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2월 23일 서울 성북동의 길상사에서

넌 뭘 봤니?
아득바득 담벼락을 기어 올랐다가
그 끝에서 속절없이 져버린 담쟁이 덩쿨?
아니면 담벼락의 등을 타고 신나게 야호 말타기 놀이를 하다가
이제 잠시 숨을 돌리며 쉬고 있는 담쟁이 덩쿨?

넌 뭘 봤니?
벽이건 굴뚝이건 가리지 않고
그저 어디나 타고 오르기만 하는 담쟁이 덩쿨?
아니면 하늘로 치솟는 연기를 바라보며 항상 그 비상을 꿈꾸다가
저도 연기처럼 피어오른 담쟁이 덩쿨?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2월 23일 서울 성북동의 길상사에서

4 thoughts on “넌 뭘 봤니? – 담쟁이 덩쿨

  1. 얼마전에 법정스님의 책을 화장실에 꽂아두고
    드나들때마다 아무 페이지나 열어서는 보곤 했거든요..
    그런데 항상 같은 페이지에서 열리는 거예요.
    나는 길상사가 가난한 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쓰여있는…
    그래서인지 길상사가 더욱 낯이 익습니다.^^
    어느 페이지에선가는 책 밖으로 빤히 쳐다보시며 미소 짓는
    스님의 사진때문에 밖으로 모시고 말았지만요…ㅎㅎ

    eastman님께서는 그분처럼 모든 것에 화두를 던지시는듯 하십니다. ^^

    1. 저는 그 분과 정반대 몰골입니다.
      그 분은 머리를 빡빡 밀어 버리셨는데 요즘 저는 왠만한 여자들보다 더 머리가 기니…

      법정스님도 좋고… 요즘은 법륜스님도 좋더라구요. 길상사 곳곳에 말씀들이 놓여있는데 모두 법정 스님 말씀이라는 얘기가 있더군요. 말씀은 잘 들여다 보질 않았어요.

      자꾸 감각이 죽는 것 같은데 간만에 길상사 가서 얼마나 뿌듯하던지요. 보는 것마다 새로웠어요. 이제 인연 맺어 놓았으니 가끔씩 들러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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