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일요날마다 두물머리로 나가게 된다.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해 마련되는
천주교의 미사에 참석하러 가는 길이다.
매번 다른 신부님을 보는 것이 큰 재미이다.
이번에도 한 신부님이 미사가 시작되기 전 사람들과 놀아주신다.
신부님은 사람들을 둘로 갈라 노래를 시켰다.
노래를 잘한 팀에게는 상금도 있단다.
양팀의 노래가 끝나고 신부님이 다른 신부님에게
어느 팀이 잘했냐고 묻는다.
그 신부님, 두 팀 다 잘했다고 하신다.
에이, 할 수 없다. 그런 두 팀에게 다 상금을 주어야지.
신부님, 지갑을 열더니 만원짜리를 꺼내어
이 팀의 아이 한 명, 저 팀의 아이 한 명에게 만원씩을 주었다.
그러나 두 아이에게 상금을 준 신부님, 곧바로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래 그 만원갖고 이 지상에서 살다가 끝낼내요,
아님, 내게 도로 내놓고 나중에 하늘나라 갈래요?”
아이들은 졸지에 허를 찔렸고 사람들은 와하하 웃었다.
옆에 있던 신부님 갑자기 일어서신다.
“그럼 제가 호응을 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그 신부님, 헌금통 들고 아이들 앞으로 섰다.
사람들이 또 와하하 웃었다.
잠깐 지상과 하늘 사이를 오가는 동안, 사람들은 웃음을 건졌다.
신부님은 또 사람들 중 한 명에게 노래를 부르라고 하며 박수를 유도했다.
박수는 나왔지만 그 사람, 노래는 하지 않겠단다.
신부님이 말한다.
“박수받고 노래 안하면 3년 동안 재수가 없습니다.”
그 사람, 이렇게 응수했다.
“난 벌써 5년 동안 재수가 없어서 그 3년은 이미 다 지나갔어요.”
이번에는 신부님이 허를 찔렸다.
허찔린 신부님을 사람들이 코너로 몰면서 그럼 신부님이 노래를 부르라고 한다.
신부님 이번에는 더 세게 나온다.
“저한테 노래를 시키면 10년간 재수가 없습니다.”
다행히 사람들이 와하하 웃고는 그것으로 끝내주었다.
4 thoughts on “지상과 하늘 사이에서 건진 웃음”
일요일 오후가 기다려지시겠군요.
교회나 성당이 아닌 야외에서 특별한 목적을 갖고
열리는 미사니 만큼, 인도하시는 분들의 여유와 모인 분들의 반응이
참 좋아 보입니다.
그런데 신부님이 사람 잘못 고르셨네요.
동원 님을 지목했으면, 멋진 포즈로 좌중을 사로잡으셨을 텐데요.^^
저에겐 잘찍어 주세요라고 부탁하던 걸요.
그래서 잘생기셔서 아무렇게나 찍어도 잘 나옵니다 하고 응수했죠. 기분좋아 하시더구만요.
근데, 오후에 사진을 다시 보니
사진이 아닌 성화를 보는 느낌이 드는데요.
참으로 예리하십니다.
신부님이 빛이 있으라라고 말씀하시면서 창세기 얘기를 할 때
그 얘기에 따라 하늘의 빛을 함께 담아 사진을 찍은게 요 사진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