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공원을 어슬렁거리다
부채도사가 된 나무 한 그루 만났다.
영락없는 부채 모양으로 나뭇가지를 펴들고
언덕 위에 서 있었다.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부채도사 나무란 것을.
지나는 구름이 물었을 것이다.
봄은 도대체 언제쯤 오는 거니?
부채도사 나무는 알려주었을 것이다.
가지 끝에서 서서히 물이 오르고 있는 잎의 빛깔로.
구름은 겨울이 무색하도록 쌀쌀하게 가라앉은 날씨에
역시 부채도사는 믿을게 못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부채도사가 된 나무는
굳세게 부채를 펴들고 언덕 위에 서서
봄을 점치고 있었다.
2 thoughts on “올림픽 공원의 부채도사 나무”
요즘은 무릎팍이 대세인지라
손님 떨어진지 오래됐슴다.
그래서 손님이 저밖에 없었군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