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산에 오르고 싶어.
그것도 아주 높은 산에 오르고 싶어.
내가 사는 데선 앞뒤로 눈을 가로막는 것이 너무 많아.
거리의 좌우로 빼곡하게 늘어선 건물들이 어디서나 우리의 시선을 막지.
내 시선은 온통 건물들의 벽으로 채워지곤 해.
그러다 보면 내 시선이 막히고
마음마저 벽으로 막히는 느낌이야.
그때쯤이면 바로 곁에 두고도
내 마음을 네게로 가져가기가 힘들어지곤 해.
그럴 때마다 나는 산에 가고 싶어.
그것도 아주 높은 산에 가고 싶어.
산에 오르면 시야는 아득해지지만
그래도 마음이 탁 트이는 느낌이 들어.
왜 아득해지지만 마음은 트이는 것일까.
나는 그게 산을 오를 때 헉헉 숨을 몰아쉬며
걸음 하나에 마음 속에 쌓였던
벽 하나를, 벽 둘을, 하나하나 버리는게 아닌가 싶어.
버리지 않으면 산을 오를 수 없을 거야.
몸이 너무 무거울테니까.
그러니까 산을 오른다는 것은
마음 속의 벽을 모두 버리고
몸을 가볍게 하는 일이기도 한 셈이지.
그리하여 산꼭대기에 이르면
드디어 마음을 가로막는 것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게 돼.
그럼 이제 마음을 실어 네게 보낼 수 있게 돼.
난 가끔 산에 가고 싶어.
눈앞을 가로막는 게 하나도 없는 높은 산에 가고 싶어.
그리고 산꼭대기에 서서 내 마음을 네게로 날려보낼 거야.
2 thoughts on “높은 산”
거기서 더 버리면 날아가겠죠…
고게 두려워 양갱이랑 김밥을 잔뜩 지고 오릅니다.
그것도 불안해서 막걸리로 몸을 채우곤 합니다.ㅜㅜ
오호, 그런 고단수가 또 있었군요.
담에 산에 갈 때 꼭 챙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