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여기저기에 거미줄이 있습니다.
가끔 그 거미줄에 빛이 걸리곤 합니다.
줄에 걸린 빛은
아마도 거미에겐 아무 쓸모도 없겠지요.
하지만 바람이 풍경(바람종)을 흔들고 지날 때마다
딸랑딸랑 울리는 종소리가
귓가에 선물처럼 놓이듯
거미줄에 걸려 반짝반짝 흔들리는 빛 또한
선물처럼 내 눈에 머물다 갑니다.
집에 감나무도 한 그루 있습니다.
감도 열리지만 잎은 더 무성합니다.
나는 그저 감만 탐할 뿐
무성한 잎은 제겐 아무 쓸모도 없죠.
하지만 가끔 올려다보면
누군가 그 잎으로
맛있게 한끼 식사를 하고 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말 세상에 쓸모 없는 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2 thoughts on “거미줄과 감나무 잎”
거미줄이 이렇게 이쁘고 섬세한 줄 몰랐네요.
대개 어두운 곳에 있어 칙칙해보여 치우기 바빴잖아요.
실제로 대개가 그렇죠, 뭐.
푸른 하늘에 빛이 한몫한 셈이죠.
집이 단독이다 보니 특히 거미줄이 많은 거 같아요.
종종 걷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