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과 문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2월 6일 서울 합정동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지만
서울은 마주하면 온통 벽이다.
집들은 수없이 많지만
나를 반겨주는 집은 없고,
회사들도 수없이 많지만
내가 다닐 회사는 없다.
그런데도 무수한 사람들이
이 거대한 도시에 모여서 산다.
서울은 온통 벽으로 막혀
반겨주기 보다 내치는데 익숙한 도시지만
용하게도 사람들은 서울에서 모여 산다.
서울에선 놀랍게도
벽이 길을 막으면
그 벽을 문으로 만들고
벽을 열고 닫으며 그곳에서 산다.
벽도 문으로 만드는 놀라운 힘을 가진 사람들,
그 사람들이 서울에서 산다.

2 thoughts on “벽과 문

  1. 들기 위해 만들었는지
    나기 위해 만들었는지
    혹은
    존재를 알리려고 만든 작은 아우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놀라운 힘 덕분에
    서울에 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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