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의 무서움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1월 26일 서울 종로의 정독도서관에서

어때 관이라고 하니까 무섭지.
입가의 피처럼 글자에서 무엇인가 흘러내리고 있기도 하고.
뭔가 분위기가 으시시하지 않아?

하지만 무서워할 것 없어.
나는 사실 그냥 관이 아니라
도서관의 관이니까.
함께 어울려 있으면 하나도 무섭지 않은데
날 홀로 남겨두면 싸늘한 시체 냄새를 풍기면서
무서운 글자로 돌면하곤 하지.
그러니 내가 무섭다면
날 홀로 내버려 두지마.
나의 무서움은 날 홀로 내버려 두는 데서 오는 것이지
실제로 내가 무서운 건 절대로 아니라구.

난 홀로 있으면 가끔
으시시한 무서움이 되고
함께 어울려 있으면
그때그때마다 다른 그때의 분위기에 편승을 해.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1월 26일 서울 종로의 정독도서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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