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밑까지 밀려온 바다는
항상 그 속이 투명했다.
언제나 밑을 맴돌며
제 속을 다 보여주는 데도
바위는 마음을 굳게 닫아 걸은 채
마음을 열지 않는다.
바위가 마음을 열지 않자
바다는 파도로 일어나더니
제 마음을 바위에 하얗게 새겨놓았다.
알고 보면 따개비 자국이지만
그것을 알고 난 뒤에도
내가 보기엔 바다가 시켜서
제 마음을 파도의 문양으로 새겨놓은 것이었다.
마음을 투명으로 열어놓아도 알지 못하면
바다는 그 마음을 하얀 파도로 일으킨다.
바위가 마음을 열지 않으면
파도로 일어난 바다는
제 마음을 바위에 하얗게 새겨놓는다.
바닷가 바위에 그 마음 하얗게 새겨져 있었다.
4 thoughts on “바다와 바위”
바위에 새겨진 바다의 마음….
시네요…
제가 바위에 파도가 새겨져 있다고 했더니
플님이 따개비 자국이라고 가르쳐 주셨죠.
근데 보통은 따개비가 붙어있는데 여기는 하나도 없고
자국만 남아 있는 독특한 곳이었어요.
그러고보니 바다와 바위 이름이 한끝 차이네요.^^
아마 바위란 녀석, 바다의 끊임없는 구애에도
여간해서 쉽게 맘을 열지 않겠는데요.
뿌리가 워낙 깊어서요.
어떻게든 마음을 열어보려구요.
내일쯤 열리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