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예보관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7월 13일 경기도 국수의 청계산에서


청계산에 올랐다 내려오면서
줄지어 오고가는 개미를 보았다.
옛말에 개미가 줄지어 오고가면
큰비가 온다는 말이 있다고 들었다.
산을 내려와 버스를 탈 때만 해도
하늘은 멀쩡했다.
버스를 타고 전철역까지 나와
아신역에서 전철을 탈 때도 비는 없었다.
전철이 내가 버스를 바꿔타는 도심역에 도착했을 때
바깥엔 손가락만큼이나 굵은 빗줄기가 내리고 있었다.
전철에서 바꿔탄 버스 차창에
개미처럼 빗방울이 줄을 지어 기어가고 있었다.
오늘은 청계산의 개미가 날씨를 정확히 맞추었다.
산에선 개미가 줄을 지어 기어가며
큰비가 올 것이라 말했으며,
버스의 차창에선 물방울이 줄을 지어 기어가며
오늘 산에서 개미들이 줄을 지어 기어가고 있었을 것이라 말하고 있었다.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7월 13일 경기도의 청계산에 갔다오며 탄 버스 속에서

4 thoughts on “일기 예보관

  1. 청계산을 다녀오셨군요.
    버스 창가에서 찍으신 사진 분위기가 몽환적입니다.
    비 오는 날 색감이 느껴지는데요.

    1. 그 산 꽤 힘들더군요.
      오르락내리락…

      버스 차창은 하남시 어딘가를 지날 때쯤 찍은 거 같아요.
      바깥의 가게 불빛들 때문에 아주 잘나온 거 같습니다.

  2. 개미가 줄지어 오고가면 큰비가 온다는 말
    저도 기억했다가 한번 볼게요….비가 오나 안오나…
    만약 일치한다면 재미있을 거 같습니다.
    인터넷 티브이의 일기예보는 좀 단순 삭막한 거 같고
    함께 걷던 사람에게
    “야, 개미좀 봐 비가 오려나봐!”
    딱 이렇게 말하면 멋지잖아요…좀 낭만적이기도 하고…ㅎㅎ

    1. 사진은 그냥 부분만 찍었는데 사실 1m가 넘는 긴 줄이었어요.
      지난 번에도 이렇게 줄지어 가는 개미를 봤는데
      그때는 비가 없기는 했어요.
      항상 맞추는 것은 아닌 듯도.
      이번에 국수역의 청계산 가면서
      역근처 산들을 봐두었는데 하나하나 섭렵해 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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