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와 돌이끼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7월 20일 경기도 통방산 자락의 산중 계곡에서

세상의 모든 꽃들은
자신의 꽃을 피우려 했지.

하지만 나는 바위의 꽃이 되고 싶었어.
나를 버리고 바위가 피워낸 꽃이 되고 싶었지.

세상의 모든 꽃들은
한때 자신의 꽃을 가졌지.

나는 내 꽃은 한번도 가지지 못했지만
평생 바위의 꽃이었지.

4 thoughts on “바위와 돌이끼

  1. 평론만 하시는게 아니라 시도 많이 쓰시죠?
    요즘 좋은 분들의 좋은 글, 자주 접하게 되어 복이 터진 기분입니다. ^^

  2. 그런데 사람들은 나를 보면서 감탄해.
    이끼가 이렇게 곱게 피었구나.
    바위가 그래서 고아하고 아름답구나.
    세월이 숨어져 있는 이 바위와 이끼를 본다면
    그리고 몰아치는 파도끝 몰아치는 바다의 끄트머리를 본다면.
    여전히….아름답게..여전히 그대로 인 모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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