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빗줄기가 쓸고 가더니
날이 많이 선선해졌다.
선선하게 가라앉은 날씨가
마치 가을이 오고있다는 기별 같아서
차를 몰고 양평의 수종면 쪽으로 가을 마중을 나갔다.
팔당대교 넘기 전에는
열어놓은 창을 비집고 들어오는 바람에
한여름의 훈증된 열기가 뒤섞여 있었지만
노문리로 가는 샛길로 들어서자
창밖으로 내놓은 손끝에 스치는 공기가
완연한 가을 느낌이다.
이항로 고택 앞에 차를 세우고
동네를 돌아보다 코스모스를 만났다.
가을이 어느 쪽으로 오고 있니라고 물었더니
얼굴이 향하고 있는 방향이 중구난방이다.
어느 코스모스는 저쪽 하늘을,
어느 코스모스는 또다른 저쪽 하늘로 눈길을 주고 있다.
이곳에선 여기저기서 가을이 몰려오고 있는가보다.
6 thoughts on “코스모스와 가을”
애 생기니까 벌써 가을이네요.
진짜 여름이 왔었나 싶을만큼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올해는.
사람들이 올여름 많이 덥다고들 하는데…
어느 한해 정말 더웠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냥 가만 있어도 숨이 막혔어요, 그때는.
그때 여름을 한번 겪은 뒤로 왠만해선 그냥 견디고 넘어가고 있어요.
저도 코스모스 보았어요.
키작은 코스모스가 바람에 흔들거리며 가을가을 하던데요^^
아무래도 가을은 코스모스가 가을가을하고 불러서 오는가 봅니다. ^^
몇 해 전 여름날, 산에 오르는데 코스모스가 피어 있데요.
코스모스는 가을에 하늘하늘 피어야 제맛인데
땡볕에 피어있는 걸 보곤 안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진처럼 롱다리가 아니라 장농다리 코스모스였습니다.
요즘은 가끔 길 잃은 귀뚜리가 방황하는 게 목격되는 걸 봐서는
가을인가 봅니다.
내년부터는 징그럽게 더웠던 그 여름으로 기억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아, 올해 쫌 더웠나요?
한여름에 산에 다녀서 그런지… 별로 더운 것 모르고 지나갔어요.
어느 해 엄청 더워서 길을 걷는 데도 숨이 막혔던 여름이 있었는데
아직까지 제게 그때만한 여름은 없었던 듯.
물론 올해도 뭐 그다지…
이 코스모스 찍던 날은 반팔을 입고 나갔는데 춥기까지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