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햇볕이 열어준 투명하고 깊은 푸른 눈이었다.
그 푸른 눈으로
콧대마저 푸르게 세운 남한산성 성곽이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심기는 크게 불편한 것인지
주둥이를 길게 빼물고 있었다.
연유는 알 수가 없었다.
걷다가 가끔 그 눈알 속으로
우리의 시선을 들이밀고 바깥을 보았다.
안과 밖을 모두 볼 수 있는 눈이었다.
바깥을 보고 있는 눈의 표정은 살피지 못했으나
그 눈으로 바깥의 숲을 볼 때마다
내 마음은 바람을 타고 숲으로 나가
나무들 사이를 한 바퀴 돌아오곤 했다.
4 thoughts on “성곽의 눈”
레고 블록으로 얼굴 만들어 놓은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코믹한 얼굴 같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자뭇 심각한 얼굴로도 보이네요.
가면을 쓴 것 같기도 하구요.
그러고 보니 날씨가 추워서 콧물흘리고 있는 것 같기도.
추석 때 남한산성 찾은 사람들 상당히 많더군요.
차가 동문에서부터 밀리더라구요.
다크써클이 무릎까지 내려왔네요.
역쉬 명절끝은 힘들어요~ =333
이제야 알았네요.
명절 후유증이었어요. ㅋㅋ